[메디소비자뉴스=한진란 기자] 15일 오후 불광동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에서는 ‘약국 외 판매 의약품 제도 도입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약사들의 거센 반발 속에 진행됐다.

약사회 회원들은 보사연 앞에서 빗속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위를 했다. “절차와 형식을 무시하고 요식적이고 절차적인 행위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공청회장 밖으로 나가 시위했다.

지금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제도를 두고 보면 약사회와 보건복지부 양측의 입장이 모두 수긍이 간다.

일반인들은 병원시간에 맞춰서 일찍 문을 닫아버리는 약국 때문에 갑자기 밤에 배탈이 나거나 열이 나도 약하나 먹으면 해결되는데도 비싼 돈을 주고 응급실을 가거나 미리 가정상비약을 준비해 놓지못해 불편을 겪었다. ‘이럴 때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약국이 있었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슈퍼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약에 대해서 조금은 조심스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편리성과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자칫하다 약의 안전성과 전문성을 잃을 위험이 있기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약이 슈퍼에서 판매되거나 약국에서 판매되거나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때에 아무데서나 살 수 있으면 그만이다. 슈퍼에서 쉽게 사서 이용해도 좋고, 늦은 시간까지 믿을만한 약사가 있는 곳에서 약을 사는 것을 오히려 선호할 수도 있다.

양측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의견만을 내세우고, 진정한 합의와 토론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말 한마디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는 말이 나오게 되고 이로인해 일반약 슈퍼판매가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분위기도 없지않다.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이제는 슈퍼판매에서 할 수 있는 일반약이 무엇이며 가정상비약을 안전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정부와 의약사들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적극 토론하고 보다 객관적인 자료와 추가 토론을 통해 소외된 약사들도 공감하는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