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는 지금 뒤숭숭하다. 지난16일 보건복지가족부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리베이트 쌍벌죄 등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책이후 영업환경이 180도 바뀌면서 실적압박으로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영업현장을 뛰는 대형 제약사 한 영업사원(28·남)이 리베이트 근절책이후 영업현장의 ‘고백’을 털어놨다. 파문을 우려해 회사를 밝히지 않는다. <편집자주>

실거래가 제도를 실시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요즘 리베이트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오래전부터 어차피 있었던 관행이고 리베이트가 없으면 제약회사는 다 망한다고 봐도 된다.

제약사가 개발한 제네릭을 개발해놓고 어떤 의사가 리베이트도 안받고 처방해 주겠는가. 제약사는 제네릭을 개발하나 마나다.

실거래가 제도와 같이 리베이트를 줄이려는 취지의 제도 또한 오히려 리베이트를 편법화, 음성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실거래가 제도가 시행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영업방식이 절대 달라지지 않는다.

나는 보통 한달에 20~30만원 정도의 개인 돈(차입금)을 들여가면서 영업을 한다. 어떤 영업사원들은 많게는 70~80만원,또 그 이상까지 쓰면서 영업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차입금을 들여도 그 금액보다 영업 수익이 많으면 차입금은 별로 신경 안쓰고 영업한다. 그런데 그게 안되면 힘들어진다. 그래서 리베이트없이는 영업하기 힘들고, 따라서 리베이트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거라고 본다. 차입금을 메우기위해서라도 리베이트 영업을 해야 한다. 실적을 올리려면 별 수 없다.

하지만 요즘 병의원이나 의사들이 리베이트 오해를 받을까봐 잘 만나주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죽을 맛이다.

지난해 제약회사 영업사원 자살이 잇따르면서 과도한 영업 실적에 대한 압박감이 수면위로 드러났는데  빙산의 일각이다. 이는 영업하는 사람들의 차입금이 늘게 되고 실적 압박감이 겹쳐 생긴다.

회사에서는 지원은 적게하면서 영업사원의 실적은 크게 요구한다.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사원은 ‘파리목숨’이다. 요즘  영업사원들은 리베이트없이 영업이 안되고, 압박은 크며 실적 또한 부진하다. 차입금은 늘어나고 결국 극단적인 생각에 빠진다. 국내사에서 영업해봐야 빚만 늘어나니 죽고 싶은 생각이 안나겠나. 제약사의 영업사원들이 이직이 잦은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내 주변에서는 영업을 오래하는 사람이 10년정도 된 사람들이 있지만 그 외에는 다 초기에 그만둔다. 영업사원은 이직의 무덤이다. 한마디로 제약사 영업사원은 할짓이 못된다.

물론 회사도 영업사원들의 이런 어려움을 안다. 하지만 의약계 영업구조,생리가 그러니 할 수 없다.

제약사들이 한달에 한번 정도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하고 의약품 관련 지식을 평가하고 있다. 또 워크숍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영업하는데는 돈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다국적사들의 영업은 좀 낫다. 그래서 다국적사를 선호하게 되고,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이곳으로 이직하려고 애쓴다.

다국적 제약사의 경우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부분이 충분하기 때문에 영업사원 개인의 차입금이 필요 없고,영업사원은 그냥 의약품에 대한 설명만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오리지널이 많아 품질도 좋고 약효도 좋으니 의사들이 선호해서 영업도 그래서 비교적 쉬운 것이다.

리베이트가 발생할 일이 없고 수익은 정해진 시스템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영업사원은 수금 등에서 그만큼 부담이 적다. 실적부담이 비교적 적고,빚도 안생긴다.

정부가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는데 결국 영업사원들 밥줄을 끊어놓는 것이다. 우리는 살기위해서 리베이트 근절책의 허점을 뚫고 들어가 영업해야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밥줄이 끊어진다. 갈수록 회의가 든다. <정리:연지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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