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이자가 업계 최초로 매출액 1000억 달러(약 134조원)을 돌파하면서 전 세계 제약사 랭킹 1위에 올랐다. 또 2위는 로슈가 차지했으며 MSD는 2년 만에 6위에서 톱 3에 올랐다.

일본 의학전문지 앤써쓰뉴스가 2022년 4분기를 기준으로 전 세계 매출 100억 달러를 넘는 제약사는 26개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화이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최고 자리를 차지했다. 화이자는 100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의 57%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에서 달성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3.4% 증가한 1003억3000만 달러로 세계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화이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코미나티’와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팍스로비드’ 두 제품만으로도 매출의 약 60%에 해당하는 567억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위를 차지한 로슈는 매출 663억1800만 달러로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63억2600만 달러, 17% 증가)와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40억650만 달러, 27% 증가)의 쌍끌이 매출이 큰 힘이되었다.

전년도 6위였던 MSD는 ‘키트루다’를 앞세워 매출 592억8300만 달러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주력 제품인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209억 370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HPV 백신 ‘가다실/가다실9’도 22%가 늘어 힘을 보탰다.

또 2021년 후반에 판매를 시작한 코로나 치료제 ‘라게브리오’도 56억84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MSD에 밀려 4~5위로 밀린 애브비와 존슨앤존슨(J&J)은 모두 한 자리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애브비는 TNFα 항체 ‘휴미라’가 건재를 과시하면서 212억3700만 달러 매출을 올렸고 존슨앤존슨은 건선·크론병 치료제 ‘스텔라라’(97억2300만 달러)와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79억7700만 달러)가 견조한 실적을 과시했다.

6위를 차지한 노바티스는 약값 인하와 제네릭 공세 영향으로 2.1% 감소했다. 7위인 BMS도 지난해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항응고제 ‘엘리퀴스’ 등 주력 제품 매출은 늘었지만 제네릭 경쟁에 시달린 ‘레블리마드’가 전년보다 22% 줄어들었다. 8위를 차지한 사노피는 전년보다 13.9% 늘어난 453억190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주력 제품인 항IL-4/13 수용체 항체 ‘듀피젠트’가 전년보다 43.8% 증가한 87억4000 달러 매출을 기록, 성장을 이끌었다.

또 9위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SGLT2 억제제 ‘포시가’(43억8100만 달러, 46% 증가)가 적응증 확대에 따라 매출을 늘려 총 매출은 18.5% 성장을 도왔다. GSK는 전년보다 3계단 내려간 10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소비자 헬스케어 사업을 분리한 것이 큰 영향을 받았다. 다만 코로나 치료제 ‘제부디’(Xevudy)와 HIV 치료제 등이 선전, 매출이 전년보다 18.7% 늘었다.

톱10 밖의 순위는 전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전년에 이어 11위를 차지한 다케다는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치료제 ‘엔티비오’ 등의 호조로 매출은 12.8% 증가한 32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일본 기업 중에는 오츠카 홀딩스(22위), 아스텔라스(23위), 다이이찌산쿄(25위)가 랭크되어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자사 개발 항암제인 ‘엔허투’ 선전으로 매출 100억 달러 이상을 찍었다.

지난해 코로나 백신으로 대박을 쳤던 모더나(18위)는 코로나 백신 매출이 전년보다 4% 증가한 184억 달러로 1계단 올라섰다. 반면 독일 비온테크는 코로나 백신 수요가 줄면서 16위에서 19위로 주저앉았다.

연구개발비는 167억9200만 달러(전년 대비 8.3% 증가)의 로슈가 1위였다. 암 면역요법을 중심으로 매출액의 25.3%를 투자했고 유전자 치료제와 초기 단계의 개발품에 대한 투자도 늘렸다.

2위는 MSD로 전년보다 10.6% 증가한 135억4800만 달러를 투자했다. BTK 억제제 ‘넴타브루티닙’(nemtabrutinib)에 대한 손상 비용이 발생한 것 외에도 모더나와 원형(Circular) RNA 기술을 가진 미국 오르나 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와 제휴로 연구 개발비용이 급증했다. 이밖에 3위인 존슨앤존슨과 4위인 화이자도 연구개발비가 100억 달러를 넘었다.

로슈 외에 연구개발비가 매출의 25% 이상을 투입한 제약사는 일라이 릴리(25.2%, 8위)와 다이이찌산쿄(26.3% 19위)가 있다. 다이이찌산쿄는 주력 파이프라인인 3개의 항체 약물 복합체(ADC)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전년보다 연구 개발비가 크게 증가한 제약사는 모더나(65.5% 증가)와 비온텍(61.9% 증가)이다. 모더나는 RS 바이러스 백신이나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 등에 집중하고 있고 비온텍은 오미크론 변이 백의 개발 등을 위해 연구 개발 인력 확보 등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대부분 제약사들은 코로나 관련 제품의 수요 감소에 큰 영향을 받고 있고 그중에 화이자, 로슈, MSD가 매출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이자의 코미나티는 전년보다 64% 줄어든 135억 달러며 팍스로비드는 58% 감소한 80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고 총 매출은 670~710억 달러로 전망된다. 2위인 로슈가 코로나 관련 제품 매출이 한 자리대 전반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D는 라게브리오 매출이 47억 달러가 줄어 10억 달러까지 떨어지고 총 매출도 지난해보다 적은 577~589억 달러로 예상된다. 모더나와 비온텍도 코로나 백신 매출이 크게 감소하여 총 매출이 1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휴미라의 특허 만료에 직면한 애브비도 매출이 줄어들고 노바티스는 만성 심부전·고혈압증 치료약 ‘엔레스트’ 등이 호조를 보이지만 올해 후반에 제네릭 자회사의 산도스(2022년 매출 92억 달러)를 분사할 예정으로 순위 변동이 있을 수 있다.

한편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제약사는 존슨앤존슨, 일라이 릴리, 호주 CSL 등이며 일본 다이이찌산쿄도 엔허투가 54.2% 증가에 힘입어 두 자리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제약사 매출 랭킹. 단위=억 달러, %.                                  [자료=앤써쓰뉴스]
                               2022년 글로벌 제약사 매출 랭킹. 단위=억 달러, %.                                  [자료=앤써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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