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위궤양으로 고생해온 주부 신모씨(35)는 최근 싸고 좋은 항궤양제 국산 신약 놀텍(일양약품)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동네 병원에서 처방받으려고 했으나 의사가 아직 출시된 약을 잘몰라 처방받지 못했다.

김모씨(30·여)도 지난1월 28일 출시한 신제품 진통제 버퍼린(CJ제일제당)을 약국에서 찾았으나 판매되지 않아 구입하지 못했다.

올해초 출시한 파상풍과 소아마비 콤보백신인 테트락심(사노피 파스퇴르)도 아직 소비자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백신이 공급되지 않는 병원이 있는 탓이기도 했지만 해당백신이 있는 병원에서도 사용을 늦추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테트락심을 가지고 있다는 한 병원 관계자는 “백신은 현재 (병원에) 들어와 있는 상태지만 (의사) 선생님이 몇 가지 더 알아보고 사용하라고 해서 접종은 아직 불가능하다”며 “언제부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베이트 금지이후 제약사들의 신약 마케팅이 까다로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싸고 질좋은 국산 신약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등 역풍 피해를 입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부터 리베이트규제로 영업 환경이 더 위축되면서 신약마케팅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리베이트규제가 정상적인 마케팅마저 막아 제약사가 사운을 걸고 야심차게 개발한 싸고 질좋은 신약이 의료소비자에게 제대로 처방되지 않는 것이다. '리베이트 역풍'이 신약시장의 풍속도를 뒤바꾸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신약을 개발한 한 제약사 영업간부는 “정당하게 영업을 하면서도 리베이트 오해때문에 기업카드 사용마저 꺼리게 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래서 신약을 개발한 일부 제약사들은 의사들의 ‘애국처방’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일 경우 리베이트 규제가 오히려 의료진에게 ‘같은 효과면 우리나라에서 만든 약을 쓰자’는 인식을 줘 유리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당장 현실은 그렇지않다. 의료진들도 기존에 써오던 약을 외면할 수 없는데다 무엇보다 신약에 대한 ‘반대급부’가 없다는 이유로 신약을 기피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신약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려면 보통 3년이 걸렸다. 학회나 심포지엄, 세미나 등으로 의료진에게 알리거나 신약이 임상을 통해 검증됐다고 해도 소비자가 의료진 처방에 의존하는 특성상 소비자전달이 늦어질 수 밖에 없던 것.

지금까지 14개의 국산신약이 출시됐지만 이름값하는 신약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유야무야 사라지는 국산신약이 대부분이다.

리베이트규제이후 자금이 풍부한 다국적사와 달리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돼 신약출시를 앞둔 제약사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기피로 이어져 갈수록 국산신약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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