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검은집'이라는 영화가 개봉한 적이 있다.

배우 황정민 주연의 공포영화로 당시 이영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진 단어가 '사이코패스'다.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평소에는 정신병질이 내부에 잠재돼 있다가 범행을 통해서만 밖으로 드러나는 게 특징이다.

다른 사람의 공포와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죄의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연쇄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타인의 공포를 공감하고 사회 속에서 타인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능력이 없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한홍택) 신경과학센터 센터장 신희섭 박사(제1호 국가과학자)팀이 2일 타인의 공포를 공감하는 능력에 관여하는 뇌 회로들과 그 기작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공포 감정이입에 있어서 뇌신경의 내측통증체계(medial pain system)가 관여하며 여기에 L-타입 칼슘이온통로(L-type Ca2+ channel)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사이코패스, 정신분열증,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과 같은 정신질환자들이 감정이입에 장애를 보이는 부분을 알아낸 셈이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해 공포 감정이입이 이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행동실험법을 개발했는데 한 쥐가 전기자극을 받는 다른 쥐를 보게 되면 직접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는데도 공포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 쥐가 함께 생활한 기간이 오래 될수록 관찰하는 쥐가 느끼는 공포가 크다는 사실을 통해 공포 공감능력이 고통을 받는 쥐와 이를 관찰하는 쥐 간의 친밀도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암 수 커플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기간이 10주 이상이 되면 훨씬 강한 공포 공감 반응을 보였다.

이 내용은  네이쳐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3월 1일자로 게재됐다.

그러고보면 때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면서 평범하게 울고 웃을줄 아는 게 가장 중요한 건강비법인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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