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최초의 항생제가 만들어진 것은 영국인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1881~1955)에 의해서다.

1928년 포도상구균을 배양하던 중 우연히 푸른곰팡이가 포도상구균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페니실린(Penecillin)이라 명명하였고 그로부터 12년 후 1940년 페니실린(Penecillin)을 화학적으로 안정된 형태로 분리하는데 성공하였다.

페니실린은 당시 영국총리였던 윈스턴 처칠(1874~1965)의 폐렴을 치료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항생제는 1928년 푸른곰팡이에서 처음 분리된 이래로 각종 감염증을 치료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등 현대 의학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써 기적의 약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항생제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이 1000종이 넘으며, 이 중 수십 종이 현재 항생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사람․동물 등의 각종 질병치료에 항생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축․수산물 수확과 생산성 증가에까지 항생제가 쓰이면서 이에 내성을 지닌 세균이 출현하게 되었다.

1928년 페니실린이 개발됨으로써 감염증의 주 원인균인 포도상구균을 제거할 수 있었으나 1940년 페니실린을 환자에게 대량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1941년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포도상구균이 검출되었다 이후 1942년 30%, 1950년 70%의 포도상구균이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지게 되었다.

세균의 저항에 맞서 계속적으로 인류는 메티실린, 반코마이신 등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해 왔지만 현대의학은 끊임없는 세균의 도전 앞에서 점점 그 힘을 잃어 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하면서 의료계가 초긴장 하고 있으며 몇몇 전문가들은 수년 안에 새로운 신무기의 항생제가 개발되지 않으면 항생제가 개발되지 않았던 시절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작은 상처라고 해도 감염된 슈퍼박테리아에 곪기 시작한 상처부위는 치료 할 수 있는 항생제가 없어서 결국 목숨을 잃게 될 지도 모른다. 수술 후 수술 부위에 감염된 슈퍼박테리아에 의해 사망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한다. 이런 일은 지금도 세계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그럼 왜 이런 슈퍼박테리아균이 생기는 것일까.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획득하는 것은 예방․치료 목적으로 항생제가 사용되면서 항생제에 노출된 세균들이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노력으로 봐야 할 것이다. 생물체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변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명체인 세균들의 이 같은 항생제 내성 획득은 당연한 것이다. 이들은 유전자변이를 통해 항생제를 불활성화 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전을 획득하게 되고 그래서 항생제를 사용해도 죽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균들은 빠르게 증식할 뿐만 아니라 내성유전자가 다른 세균에게로 전달되어 내성균의 생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된다. 만약 내성을 가진 병원성 세균이 사람이나 동물에 감염되면 내성을 가지고 있는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이와 다른 항생제나 더 강력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개발된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까지 등장하게 되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내성균에 대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메티실린과 그 외 다른 항생제에 저항성을 가지는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s)이 출현하게 되었다. 메티실린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상구균(MRSA : 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s)에 의한 감염이 증가하면서 이 감염에 대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많이 제한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에서 반코마이신(Vancomycin)에 대한 민감성이 줄어든 황색포도상구균이 나타나고 있다.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가진 병원성 세균이 출현하게 되면 의약계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

설사병은 매년 세계적으로 3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질병인데, 그 원인균은 전염성이 큰 세균인 Shigella dysenteriae, Campylobacter spp, Vibrio cholerae, E. coli, Salmonella spp. 들이다. 특히 이들 중 내성 형질을 획득한 균이 개발 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하여 치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최근 잠재적인 위험성을 가진 “superbug"로 알려진 Salmonella typhimurium에 의한 병이 유럽, 캐나다, 미국에서 발생되었다. 이 Salmonella typhimurium은 Ampicillin, Sulfar계, Streptomycin, Tetracycline, Chloramphenicol에 대해 저항성을 가진 다제내성균이다.

홍콩의 퀸메리병원에서 Staphylococcus aureus에 감염된 중년여인이 세계 최강의 항생제인 Vancomycin을 비롯한 2주간의 온갖 항생제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의료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스

위스연방 취리히기술연구소의 연구팀은 살라미 소시지에서 12개의 항생물질에 대해 내성을 가지고 있는 󰡒슈퍼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들 슈퍼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을 인체의 병원체에 전이시킴으로써 항생제의 영향력을 감퇴시키는 등 사람의 건강에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내성률은 매우 높다. 그 예로 폐렴에 걸렸을 때 사용되는 페니실린(Penecillin)에 대한 내성률이 77%로 선진외국에 비해 약 5~7배 이상 높은 내성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국민 100명 중 77명은 페니실린(Penecillin)을 사용해도 병이 호전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최근에 보도된 자료에 의하면 7월까지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사례가 된 5000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병원 1곳 당 100건 이상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져 치료가 어려워지며 감염환자 다수는 폐혈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특히 수술환자나 중환자실 환자가 병원 내 감염에 노출되면 극히 위험할 수 있다.

미국 FDA에서는 21세기 공공보건에 가장 큰 위협을 끼치는 항생제 내성 세균 출현문제를 다루기 위해 이미 1996년부터 체계화된 연구를 실시해 오고 있다. Task Force on Antimicrobial Resisnace라는 특별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항생제 내성균 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보건상 내성균을 'Silent killer'라고 한다. 소리 없이 다가와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감염질환에 의한 사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항생제 내성균이 주요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내성균 문제를 뒷전으로 할 수 없다. 혹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더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하면 되지…”, 그런데 이 말은 세균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새로운 항생제를 만들어 질병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항생제에 대해서 세균은 1년이 채 안되어서 내성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균과 계속 힘겨운 싸움을 해야 된다.

항생제는 우리의 질병을 치료해 주는 기적의 약이었고 지금도 각종 세균성 질환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약이다. 다만 세균은 하나의 생명체이고 이들 세균들은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항생제에 대해서 저항하기 위한 유전적 변이를 계속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Silent killer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곳에만 항생제를 아껴서 사용하여 세균들의 내성획득 시간을 늦추어야 한다.

사람에 사용되는 항생제 오․남용 방지를 위한 검토 및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비율은 58.9%로 WHO의 권장치인 22.7%의 2~3배 수준이다.

미국 FDA의 자료에 의하면 병원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70%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약들 중 적어도 하나 이상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며, 환자들에게 정부와 다른 건강 보호 기관에서 정해진 기준보다 더 쉽게 항생제를 주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환자들이 때로 오한, 기침, 감기로 의사들에게 항생제를 요구하나 이런 병들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 항생제에 반응이 없기 때문에 항생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다.

또 항생제를 처방 받은 환자가 주어진 약을 다 먹지 않으면 오히려 미생물의 항생제 저항능력을 키워주게 된다. 항생제 남용에 의한 내성균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슈퍼 박테리아균과 같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는 세균이 발현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과정 중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환자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환자가 항생제 내성균 방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살펴보면, ① 의사가 적합하다고 결정하지 않는 한 항생제를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② 병의 증상이 없어진 것 같아도 약간의 세균이 여전히 살아남아 내성균의 발현을 할 수 있게 해줌으로 처방 받은 약은 다 먹어야 한다. ③ 남은 항생제나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항생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항생제는 환자의 현재 증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또한 잘못된 항생제를 복용하면 제대로 된 치료가 지연되고 오히려 내성균이 증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동물에게 사용되는 항생제에 있어서는 질병 치료 및 성장촉진제(Antibiotic Growth Promoter)로 사용되는 동물용 항생제에 대한 적절한 규제 및 관리가 필요하다. 동물용 항생제는 사람에게 사용되는 것과 달리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남용에 의한 항생제 내성균 발현을 촉진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은 항상 손을 잘 씻고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여 해로운 균과의 접촉 줄여야 하며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품을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자신의 면역력을 강화를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국장>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