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한진란 기자] 김장철에는 몸 이곳저곳이 아픈 주부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무거운 무와 배추를 쉴새 없이 들고 절이는 과정과 장시간 쪼그려 앉는 자세 등으로 어깨와 무릎의 관절이 손상을 받기 쉽다.

이러한 통증을 김장 후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쯤으로 여겨 방치하다가는 ‘회전근개파열’이나 ‘퇴행성관절염’까지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실제로 주부들의 경우 요즘처럼 기온이 쌀쌀해지면 어깨근육의 탄력성이 저하된 상태에서 무거운 무나 배추를 들거나 양념을 버무리고 속을 다듬는 과정에서 어깨관절 마모나 염증, 파열 등이 생기면서 어깨, 목, 허리, 무릎 등 주요 관절부위에 통증이 유발된다.

평소 관절과 주변 인대와 근육이 약해져 있거나 노화로 인해 퇴행이 시작된 주부라면 최악의 경우 무릎 부근에 퇴행성관절염 발병이 가속화되고 돌발성 ‘회전근개파열’ 같은 어깨질환까지 나타날 수 있다.

회전근개는 어깨의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 극상근 네 개의 힘줄로 구성된 근육으로 팔을 돌리거나 회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김장 후 어깨가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지고 팔을 옆으로 틀어서 위로 올리거나 ‘만세’ 자세 등이 힘들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 봐야한다. 이러한 어깨통증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어깨관절의 사용이나 운동을 삼가야한다.

척추관절 전문 하이병원 김영호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이 아직 생소한 질환이다보니 중년주부들의 경우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이나 어깨가 굳은 탓인 줄 알고 팔을 뒤로 꺽거나 어깨를 돌리는 운동을 수시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파열부위를 더욱 크게 하고 어깨관절이 위로 올라가 견봉(견갑극의 바깥쪽 끝부분으로 어깨의 볼록한 부분)과의 마찰을 심화시켜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김장을 하는 동안 주부들의 자세 역시 문제다. 주로 쪼그려 앉아서 김치를 담그는 우리나라 주부들은 무릎관절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자신의 체중의 최대 7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무릎관절에 집중적으로 가해 주변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가해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화 시키고 통증을 유발한다. 더구나 무릎뼈 사이에 있는 연골판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힘들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김영호 원장은 “관절염은 단순히 물리치료나 찜질 같은 보존적 방법으로는 연골판을 재생시키거나 염증을 제거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오히려 통증이나 불편함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조기치료를 통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관절을 강화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질환들의 치료법으로는 우선 진통제나 소염제 등의 약물을 투입하고 경과를 지켜본다. 이후 경미한 상태라면 물리치료, 주사요법, 체외충격파 시술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체외충격파시술은 충격파를 병변에 가해 혈관의 재형성을 촉진하고 인대 및 주변조직을 강화할 수 있기에 견관절의 석회성 건염이나 회전근개 건증, 오십견, 관절염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파열이나 무릎 연골의 손상이 심하면 수술이 불가피한데 다행히 최근에는 최첨단관절내시경장비를 이용해 모세혈관까지 관찰하면서 최소한의 절개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다. 절개부위도 2cm 미만에 불과해 환자의 부담이 적고 통증과 출혈도 거의 없다.

회전근개파열환자와 관절염환자는 일상생활에서 관절 사용을 자제하고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나 노동 역시 가급적 피해야한다. 온수로 목욕을 자주하는 것도 통증을 완화하고 회복속도를 빠르게 한다. 또 회복운동은 전문의 처방 하에 통증이 제거된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한편 김장철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옷을 여러 겹 입고 무릎에는 담요를 덮는 등 보온에 신경 써 관절 부근을 유연하게 해야한다. 무거운 것을 들 때는 최소 2명 이상 협동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무게를 안배한다. 최소 30~40분마다 전신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관절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장은 앉았을 때 가슴높이 가정용 식탁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하이병원 김영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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