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민경지 기자]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0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5566명으로 33분마다 1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는 42.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와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는 19일 의사협회 동아홀에서 ‘자살예방 전문교육 강사 양성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이유진 가천의대 정신과 교수는 "자살 사망자의 90% 가량이 사망 1년 전에 1차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1달 이내 이용자는 76%에 달한다”며 "동네의사들이 자살 고위험군을 자주 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자살은 여러 원인 중 우울증과 알코올 및 약물의 사용이 가장 큰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일차의료기관 의료인들이 자살 예방 교육을 받으면 자살률을 연간 22%에서 많게는 73%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며 “자살 고위험자들을 자주 접하는 동네의원의 1차 의료단계에서부터 자살예방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또 국립서울병원과 국립정신보건교육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한 ‘일차의료의사를 위한 자살예방 교육’ 연구에서 자살 위험요인을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으로 나눠 각각의 원인과 그에 대한 대처방안들에 대해 설명했다.

신체질환의 경우 신경과ㆍ내과ㆍ가정의학과를 방문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약 23%가 ‘있다’고 답했고, 7.4%가 ‘자살시도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의 경우 자살한 사람이나 시도한 사람의 80~90%는 진단 가능한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환자의 67%가 자살사고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조현병(정신분열증)은 최근에 퇴원하거나 우울증상이 있고, 과거 자살 시도력이 있는 경우 위험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자살의 원인으로 정신역동ㆍ인지행동ㆍ사회심리 등 심리적 원인과 이기적 및 이타적이며 모방 등 사회적 원인을 비롯해 세토로닌계ㆍ노르아드레난린계와 도파민계ㆍ시상하부 뇌하수체 부신축과 코르티졸 이상 등 생물학적 요인을 꼽았다. 이와 함께 단일 원인으로 우울증과 알코올이나 약물 사용 등이 위험인자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살의 단일 원인 1위인 우울증 치료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우울증을 치료받지 않으려는 원인에 대해 이 교수는 "우울증의 경우에는 의지의 부족이나 나약함이 아닌 뇌의 물리적 구조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임을 알지 못하고, 의사에게 이야기할 때 증상에 대해 모호하게 이야기 하거나 정신질환이라는 낙인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1차 의료 단계에서 자살의 위험징후를 파악하고, 공감하고 경청함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경감하고, 감정표현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환자가 죽고 싶다거나 사후세계를 동경하는 등의 언어표현을 자주 하거나 중요한 소유물을 남에게 주고, 일상 활동에서 흥미와 즐거움을 상실하고 활기가 없는 등의 행동이 보이는 환자들에 대해 환자와 공감대를 형성해 지지하는 자세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특히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인근 정신과 병의원으로 진료의뢰를 하고 지역자살예방센터로 안내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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