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정순애 기자] 제약업계는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발맞추고 장기간에 걸친 신약개발의 단점을 보완키 위해 단순한 제품이 아닌 용량, 용법, 제형 등 다양한 변화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형의 다변화가 눈에 띈다. 물 없이 입 안에서 녹여 먹는 얇은 필름 형태의 필름형(의약품 형태), 씹어 먹는 츄정형, 물에 타 먹는 과립형 등이 대세다. 이들은 각각의 특징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기존 브랜드 중심의 수요층 형성에서 '필름 주세요'라는 새로운 수요층으로의 이동을 주도한 필름형의 경우 휴대가 쉽고 복용이 간편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제형은 또 어떤 의약품에도 적용 가능해 개발 범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는 이 제형의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시장에는 최근 SK케미칼이 소개한 제네릭 발기부전치료제와 천식치료제가 있다.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에스는 필름형 구강붕해(ODF) 제형으로 지갑에 들어갈 정도로 얇고 가벼워 휴대하기 쉽다.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다. 약물의 생체 흡수율을 나타내는 약물흡수율(AUC)은 기존 정제보다 16.7% 개선됐다. 가격은 한 장에 5000원으로 기존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알레르기비염ㆍ천식치료제인 몬테프리ODF(10mg, 5mg, 4mgㆍ사진)는 연하곤란 노인이나 유소아에게 간편하고 안전하게 복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연하곤란은 소화관 상부에 병변이 생겼거나 기계적으로 막혀서 삼키는 동작에 필요한 신경이나 근육이 잘 조절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

휴대 및 보관을 혁신적으로 개선, 종이처럼 얇게 개별포장했다. 유소아가 복용 시 약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도록 레몬향을 가미했다.

SK케미칼 한 관계자는 "필름형 발매로 새로운 카테고리가 형성됐다. 새로운 수요층 형성에 따라 기존 브랜드에서 '필름 주세요'라고 바뀌고 있다. 향후 병의원 등의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CTC바이오도 발기부전치료제 플리즈 구강용해필름을 내놓았다.

모양과 크기가 우표와 같아 '우표약'이라고도 한다. 얇은 식용필름 위에 발기부전치료제를 도포해 휴대가 간편하고 원료의 쓴 맛을 완벽히 없애는 한편 물 없이 입에서 녹여 먹을 수 있다.

식약청으로부터 발기부전약 수출용 제조·판매허가를 받은 상태다.

인도 파람파마와 수출 계약을 했고 러시아, 터키, 싱가포르, 중동 등 7개국에 직원을 파견,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항상 휴대 복용해야 하는 의약품 30종을 필름 형태로 전환할 계획이다.

CTC바이오는 또 진양제약, 휴온스, 제일약품, 동국제약, 근화제약 등과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올해 시판 허가를 목표로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서울제약도 발기부전제 불티스(VULTIS)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오는 5월 특허 만료에 맞춰 발매될 예정이다.

물없이 복용 가능하며 100mg 고함량이 특징. 주성분 비아그라와 같은 실데나필시트르산염으로 50㎎과 100㎎까지 임상에 성공했다.

간질, 어린이 천식치료제, 치매, 정신병 치료제 등을 필름형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제약 한 관계자는 "필름형 의약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00조원에 달할 정도다. 이에 발 맞춰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기술을 가진 곳이 많아 규모도 커질 것이고, 수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차병원그룹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몬테루카스트 OTF(Oral Thin film) 개량신약 상용화 프로젝트가 지식경제부의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 추진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몬테루카스트 OTF는 미국 머크의 천식·알레르기 치료제 몬테루카스트의 제형을 필름형으로 바꾼 치료제로 물 없이 복용할 수 있어 소아와 고령 환자들이 더 쉽게 복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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