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강은희 기자] 약사들이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보다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의약품 오남용 예방을 위한 약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과거 약물오남용 예방과 관리에 대한 정책이 술, 담배, 향정신성의약품, 마약류와 같은 의존성 물질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미국의 질병관리센터가 조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12년 간 처방 진통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3배나 증가했다는 발표에서처럼, 미국인들은 이제 약물 오남용 문제가 술이나 마약류에 따른 폐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님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는 2006년 2467건에서 2010년 5만3854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의약품 부작용 관련 보고가 활성화되고 있는 측면을 감안해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믿고 사용해온 처방약들과 해열진통 소염제와 종합감기약류의 흔한 가정상비약들마저 국민들을 약물남용의 사각지대에 빠뜨린 주범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인터넷 상에도 게보린(삼진제약)과 아스피린(바이엘) 같은 해열진통계열 의약품이 체중감량과 여드름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잘못 알려져 많은 청소년과 일부 여성들의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오남용 실태를 살펴봐도 높은 약물 의존도나 부적절한 의약품 사용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국내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보다 약사들이 훨씬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복약지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약사들 스스로가 소비자보다 더 크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정책연구소 김선희 주임연구원은 "우리사회에서 모르고 먹는 약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이가 바로 약사다. 약사는 의약분업 이후 법적으로 규정된 복약지도의 책임을 지니고 있고, 소비자가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질병치료와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의 오남용으로 인한 국민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약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의약품 오남용 예방교육과 개입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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