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강은희 기자] 의약분업(2000년) 이후 최근 12년 간 국내 주요제약사들의 매출변화에 따라 경쟁순위에도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1년 중 국내 제약사(외자계 제약사 제외)들의 매출순위 변화를 보면 타 산업대비 변화정도는 크지 않지만, 제약산업 환경에 대한 대응여부에 따라 업체별 순위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약분업 이후 국내사 매출순위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일반의약품(OTC) 전문회사들의 하락세다.

2000년 당시 국내 제약사 매출 10위를 기록한 I사는 대형 드링크류 품목을 바탕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변화하는 제약산업 환경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매출 중위권(19위)으로 밀려나게 됐다.

115년 전통의 국내 1호 제약사로 알려진 동화약품 역시 일반의약품 중심의 제품구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2000년 14위를 기록했던 영진약품은 업계 환경변화로 2011년 매출순위가 13단계 하락한 27위로 밀려나며 주요제약사들 중 가장 큰 폭의 순위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미에로화이바' 단일 품목으로 400억원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던 현대약품이 2000년 매출 16위에서 2011년 10단계 하락한 26위로, 부광약품은 15위에서 8단계 하락한 23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동아제약, 유한양행, 대웅제약, 녹십자 등 주요 상위권 제약사들은 지난 10년 간 큰 변화없이 업계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지키고 있다.

이는 중소형 제약사 대비 양호한 재무구조, 영업력 및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해외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라이선스 제품 도입, 제네릭 개발 및 판촉 활동, 정부규제 대응력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 있어 중위권 제약사들과의 시장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미약품은 1990년대 중위권 제약사에 불과했으나, 2000년 의약분업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특히 2004년 발매한 이 회사의 대표 품목인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개량신약)'이 빠르게 대형품목으로 성장하면서 회사 매출증가를 견인했다. 이후로도 다수의 개량신약(2008년 '에소메졸', 2009년 '피도글', '아모잘탄')을 발매하면서 한 때 국내사들 중 매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녹십자는 2000년대 초중반 그룹내 복잡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회사의 경쟁지위가 다소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2000년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약가규제 영향이 미미한 백신, 혈액제제의 확고한 시장지위와 2009년 신종플루 백신 대규모 납품효과 등으로 사업 및 재무역량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종근당은 2000년대 하반기 들어 신규 출시제품('살로탄', '리피로우' 등)과 기존 주력제품('딜라트렌' 등)이 고른 성장을 보이면서 최근 매출성장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저수익제품 구조조정 효과로 업계 상위권 수준의 영업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제약사들의 지위변화와 관련해 NICE신용평가 홍준표 책임연구원은 "최근 제약산업의 환경 변화가 과거대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대응여부에 따라 향후 제약사 간 경쟁지위 변화도 과거보다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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