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이한나 기자]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가 결핵처럼 투자가 시급한 질병보다 수익성이 큰 부문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며 '구속력 있는 연구개발협정(R&D Convention)' 결의안에 대해 국제 사회의 승인을 촉구했다.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는 지난 21일(현지시각)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제 65차 세계보건총회(World Health Assembly, WHA)에서 이같이 밝히며, 현 의학 연구개발 시스템이 의학적, 사회적 필요에 따라 우선순위보다는 상업적 보상에 따라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다고 24일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캠페인(Access Campaign) 정책 이사인 미셸 차일즈(Michelle Childs)는 "의학적인 의미의 혁신만으로는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보장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협정의 필요성은 명백하고, 세계보건총회 회원국들은 이 협정에 대한 논의에 시급히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많이 감염되는 열대질병이나 결핵과 같이 연구개발 투자가 시급한 질병보다는 수익성이 큰 부문에 대한 연구가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 세계보건총회 산하 의학적 혁신 연구를 위한 전문가 그룹인 '자금지원 및 협의를 위한 전문가 실무그룹(Consultative Expert Working Group on Research and Development: Financing and Coordination, CEWG)'은 구속력 있는 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적절한 자금을 확보해 개발도상국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전세계의 공동책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골자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구속력 있는 연구개발협정'이 체결되면 실질적인 근거에 기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다. 이후 협정 서명국은 우선순위로 지정된 연구에 투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등 구속성 있는 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협정에 따라 주어진 연구기금으로 접근성이 용이하고 저렴한 의약품을 만들 수 있고, 필요와 실정에 맞게 가격과 공급량을 미리 정하거나, 개발자에 대한 유연한 라이센싱 정책을 적용하거나, 공개 혁신을 통해 제조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국경없는의사회 접근성 캠페인(Access Campagin) 이사인 티도 본 쇼엔 앙거러(Tido von Schoen-Angerer) 박사는 "의학적 필요의 우선순위에 따라 연구 자금을 투입하고 의학 혁신에 따른 결과물을 모든 사람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연구개발협정'을 통해 세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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