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이한나 기자] 지난 주말 친구들과 강원도에 펜션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허모씨(32)는 잠자리복불복게임에서 져 바닥에 얇은 이불을 깔고 잤는데 아침에 급성 요통증세를 느꼈다.

왜일까. 물론 딱딱한 바닥이 허리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최소 3cm 이상 매트릭스나 요가 깔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더 큰 원인은 바로 찬 데서 잤기 때문이었다. 날씨가 더워 바닥에 보일러를 틀어놓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교차로 바닥 온도가 최대한 내려간 상태였던 것. 겨울철에 추위로 척추관절 환자가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

여기에 친구들과 술까지 왕창 마셨을 테니 척추에는 최악의 악조건들이 조성된 셈이다. 술은 디스크에 혈액공급을 저하시킴은 물론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단백질이 소화되면서 척추주변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덥다 보니 숙면을 취할 수 없어 맥주 한 잔 마시고 찬 바닥에서 자는 경우들이 실제로 많다.

하이병원 이동걸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와 등 부근의 체온이 떨이지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심해져 척추 주변을 보호하는 근육과 인대가 단시간에 굳어지면서 척추를 압박할 수 있고 영양 공급도 떨어져 허리가 약하게 된다"며 "이 상태에서 아침에 갑자기 몸을 일으키면 허리에 충격을 줘 급성요통이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척추질환자 각별히 주의해야

만약 척추질환환자나 기왕력이 있던 사람의 경우 삐끗하는 정도의 가벼운 충격에도 급성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잠자리나 침대가 아닌 소파에서 잠을 자는 것도 척추건강을 위협한다.

소파의 푹신푹신한 쿠션으로 척추 곡선이 틀어져 특정 부위의 디스크나 관절에 스트레스가 집중돼 척추 병을 유발시킬 수 있고, 로맨틱한 해먹(그물침대)에서 장시간 누워있거나 잘 때도 동일한 조건이 조성돼 척추에는 좋지 않다.

또한 덥다 보니 자동차에서 에어컨을 켜고 자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빼놓고는 목·허리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 병원장은 "좁은 좌석으로 수면 자세의 변화가 어려울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좌석을 뒤로 젖힐수록 척추 피로도가 상승하면서 주변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져 목‧허리 통증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며 "자동차 외에도 비행기나 기차 안에서도 장거리 이동 시 동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좌석은 8~10도 정도만 가볍게 뒤로 젖혀 허리의 S자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척추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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