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이한나 기자] 임신 여성의 55%가 요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개 임신 6~7개월 이후부터 시작돼 임신 말기에는 상당한 요통이 나타난다.

임신부의 척추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체중 증가이며 또 하나는 호르몬 분비 때문이다.

천천히 성장하던 태아는 골격과 근육을 완성하기 위해 임신 후기 두달 동안 신생아 몸무게의 3분의 1에서 2분의 1 정도를 키운다. 따라서 임신 막바지에 갈수록 몸에 요구되는 영양이 많아지면서 체중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체중 증가는 척추의 하중을 더하게 된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척추가 받는 부담은 그 5배인 5kg까지 늘어나 질환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며, 척추뼈와 디스크가 이미 약해진 경우라면 힘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또한 체중 증가로 근육의 힘과 기능이 퇴화해 척추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척추를 둘러싼 근육은 흔히 돛대에 비유되곤 한다. 척추가 인체라는 배를 움직이는 돛대라면 척추 근육은 그것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며 우리 몸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밧줄의 기능을 한다. 이처럼 척추 뼈가 올바른 정렬을 유지하며 유연하고 힘있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근육의 기능이 필요하다.

다른 요통의 원인은 자연 분만을 돕고자 골반을 이완시키기 위해 임신 중 분비되는 릴렉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으로, 임신 5개월부터는 이 호르몬의 분비로 허리를 지탱하는 인대가 늘어나 느슨해진다. 경우에 따라 골반이 벌어지고 엉치와 치골의 결합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더욱이 허리디스크병이 있던 임산부라면 증상이 더욱 악화돼 신경통을 야기할 수도 있다. 임신 중에는 디스크의 수핵을 둘러싼 섬유테가 약해져 쉽게 수핵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데, 요통이 악화해 배를 만지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면서 뻣뻣해지는 증상이 드러날 수 있다.

청담 우리들병원 여성의학과 안미경 과장은 "임신 중 생긴 허리 통증은 출산 후 대부분 좋아지지만, 자칫 관리를 잘못할 경우 이후에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바른 자세 유지,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충분한 휴식은 출산 전후 척추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임신 중 요통 해소법

- 배를 내밀거나 몸을 뒤로 젖히지 않는다. 서 있거나 걸을 때도 등을 쭉 펴고 한 자세로 오래 서있지 않도록 한다.
- 의자는 너무 푹신하거나 등받이가 없는 것은 피하고 등받이에 등을 최대한 밀착시켜 곧게 앉는다.
- 걸레질을 할 때에는 가능한 허리를 구부리지 말고 밀대 등을 이용해 서서 하는 것이 좋다.
- 설거지를 할 때에는 두 발을 어깨 폭 정도 벌리고, 쿠션이나 책을 바닥에 놓아 5분 간격으로 한 발씩 올려놓는 것이 좋다.
- 바닥에 앉을 때에는 엉덩이를 바닥에 밀착시킨 다음 허리와 어깨를 꼿꼿하게 편다. 무릎을 구부려 다리를 한 쪽으로 틀어 등과 목을 펴고 앉는 것도 좋다.
- 바닥에 누울 때 왼쪽으로 누우면 심장의 부담이 줄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 때 다리 사이에 쿠션을 끼우는 것도 좋다.
- 임신 후반기에 요통이 심하다면 전문의와 상의 하에 허리와 복부를 받쳐주는 복대를 사용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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