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윤모씨(55)는 위염이 잦아 위염이 생길 때마다 겔포스를 구입해 먹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 병원에서 겔포스를 처방을 받아 구입했는데 보험이 적용돼 시중 가격의 30%만 부담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속은 기분이었다.

이처럼 대부분 소비자들이 처방전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의사 처방받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이처럼 처방도 되고,약국에서 구입도 가능한 일반의약품들이 적지않다.

진통제 타이레놀(한국얀센)이나 잇몸치료제 인사돌(동국제약), 위장약 겔포스(보령제약), 상처치료제 후시딘(동화약품)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병원에서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에만 처방약이 유리하다. 단기 복용은 오히려 약국에서 구입하는 게 유리하다. 병원에서 처방받아 보험이 적용되면 가격이 저렴하지만 처방료 등을 포함하면 가격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약들이 처방약으로 보험적용을 받는 것도 그렇다.

또한 심혈계통약 아스트릭스(보령제약)나 뇌신경치료제 타나민(유유제약) 등 전문약같이 보이는 약들도 마구 약국에서 사먹을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이런 약들은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구입해 먹기 힘든 약들이다.

이런 약들은 정확한 임상검사결과에 따라 의사처방이 있어야 복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냠용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약도 되고,처방약도 되는 이중가격제는 사실상 '정책의 사생아'다. 정책당국이 약사눈치,의사눈치에다가 급여에서 탈락할 경우 매출하락을 우려한 업계의 치열한 로비로 왜곡된 이중가격제가 도입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야말로 소비자 울리는 정책이다.

따라서 의료소비를 부추길 뿐아니라 건보재정을 갉아먹는 이중가격제를 재정비해 처방조제용과 약국판매용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약대 권경희 교수도 최근 보험공단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처방조제용과 약국판매용의 이원화를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물론 일반약을 급여유지하면 건보재정이 울고,처방약을 일반약으로 바꾸면 소비자가 울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시중약국에서 평소에도 즐겨 사먹는 친숙한 일반약들을 처방약으로 급여화해 약국에서 그냥 사먹는 소비자들만 손해보고,전문약같은 처방약을 시중에서 마구 사먹도록해 국민건강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도 불합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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