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민경지 기자] 심장판막수술이 지난 5년간 4배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원장 송재훈)은 심장외과 박표원 교수<사진>팀이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노인성 판막질환인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증가해 80세 이상 판막수술 환자가 2006년 4.1%에 불과하던 것이 5년 후인 지난해에는 16%로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밝혔다고 9일 발표했다. 대동맥 판막 협착은 정상적인 심장의 판막이 나이가 듦에 따라 두꺼워지고 석회화해 판막이 잘 열리지 않고 굳어지는 경우를 일컫는다.

박표원 교수는 “대동맥 판맥 협착은 병이 진행될수록 판막이 좁아지면서 호흡부전,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때가 빈번하다”며 “더욱이 졸도 등 2차 부상의 위험이 큰 증상을 경험한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어 사전에 정밀한 예방 활동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처럼 심각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환자 평균 연령이 65세에 이르다보니 수술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는 “상당수 환자들이 증상을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넘기거나 알게 되더라도 나이 때문에 심장수술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곤 한다”면서 “이 때문에 아직도 노인 환자 중에는 수술 위험만을 되새김질하듯 고민하다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대동맥 판막 협착이 발병하고 나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2년 생존율은 절반 수준에 그치며, 5년 생존율 또한 20~30%에 지나지 않는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을 위해서도 하루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80세 이상 환자가 대동맥 판막 협착에 따른 수술을 받는 건수가 전체 수술의 20~25%에 달한다. 일본 역시 20% 가량이 고령 환자로 보고될 정도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이들 환자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도별 대동맥 판막 협착증 수술환자 연령 분포(%)
지난 1995년 1월부터 2011년 12월말까지 대동맥 판막 협착으로 수술한 환자 559명 중 60세 이상 환자가 전체 69%에 달하고, 또 지난해만 해도 80세 이상 고령 환자들의 수가 급증하면서 전체 환자의 15.5%에 이르렀다고 삼성서울병원은 설명했다. <그래프> 삼성서울병원은 이 수술 중 병원 내 사망이 단 한건이라며 사망 환자로 기록된 사례 또한 관상동맥이 좁아 관상동맥우회술을 동시에 시행할 정도로 고위험 환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대동맥 판막만을 치환한 환자 500명 중 사망사고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국내 심장판막 수술 성공률은 외국 유명 병원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나은 결과를 보여주곤 한다”면서 “80세 이상 고령 환자들도 적극적인 심장판막 수술을 통해 행복한 삶을 추구할 권리를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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