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이철중 기자] 대한적십자사(총재 유중근)의 혈액관리에 대한 부실 문제가 또 불거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류지영 의원(새누리당ㆍ비례대표)은 24일 복지부 업무 보고에서 "적십자사 산하 17개 혈액원이 무허가 품목의 혈액 냉동고를 납품받아 혈액을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기됐던 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전문성 결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류 의원은 "혈액이 의약품의 일종이지만 일반약과는 달리 특수한 관리 과정을 거쳐 보관·보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십자사가 혈액 보관에 대해 보여준 무관심과 비전문성은 혈액 보존의 안전성이 위협받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0년 초부터 현재까지 적십자사 산하 17개원에 총 59기가 보급된 자이언트사의 제품은 당초 혈액냉동고 내부 장치인 컴프레서(Compressor) 2대가 부착되도록 허가된 제품임에도 적십자사 자체 조사 결과, 그 중 20개 장비(Compressor가 2대가 아닌 1대 부착, 금액 1억6000만원 상당)가 무허가로 납품 및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류 의원은 설명했다.

류 의원은 “혈액관리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국가 차원의 중대한 사안으로, 이같은 문제가 생기면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게 되고, 필연적으로 혈액 부족이라는 재앙이 올 수밖에 없다”며 향후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장비에 대한 조사를 전국 혈액원, 전(全 ) 납품업체 품목을 대상으로 확대 조사함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2년간 무허가 제품이 납품·사용된 데 대해 류 의원은 "적십자사가 일방적으로 업체에 속아 사기를 당했다고 했는데, 이는 책임 떠넘기기"라며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혈액관리 사업 주체인 적십자사 스스로 주인임을 부인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류 의원은 "혈액관리는 엄연한 의료 영역으로 정해진 지침만 준수한다고 안전성이 담보되는 게 아니다”라며 "혈액관리 사업에 관한 전문성 · 독립성이 확보될 수 있는 국립 혈액관리원과 같은 독립기구 설립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이언트사에서 납품한 무허가 혈액냉동고중 4대는 서울 혈액원이, 나머지 16대는 대구ㆍ경북, 인천, 경기, 강원, 대전, 충남, 광주 전남 지역 혈액원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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