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중환자에게 운동을 시킨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중환자도 가벼운 운동으로 얻는 이점이 적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데일 니드햄 박사팀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5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007년부터 모니터링 했다. 연구팀이 특별히 준비한 신체 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전, 이들은 적어도 4일 이상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었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물리 재활 프로그램은 특수 교육을 받은 트레이너와 전문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조심스럽게 이루어졌다. 환자들은 30분에서 45분 동안 일어나 앉거나 서고 중환자실 복도를 천천히 걷는 등의 운동을 했다. 침대에 특수 장치된 자전거 페달을 밟거나 전기 패드 위에서 근육 수축운동을 하기도 했다. 운동하는 동안 환자들은 산소호흡기를 착용했다.

3개월 후 예후를 조사한 결과 환자들의 입원 기간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진정제인 벤저디아제핀을 사용하는 약물치료로 입원 기간이 4개월 만에 평균 26%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운동 요법 전에 환자들은 매일 47㎎의 미다졸람과 71㎎의 모르핀을 요구했다. 그러나 운동요법 뒤에는 각각 15㎎과 24㎎의 약만으로 버틸 수 있게 됐다.

환자들의 정신착란이 줄어든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운동을 하기 전에는 똑바로 생각하지 못하거나 주변을 알아보지 못하는 시간이 하루 중 80%였다. 그러나 운동을 하면서부터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맑은 정신으로 보낼 수 있었다. 중환자실에 묶인 기간도 평균 2.1~ 3.1일 줄었다.

연구팀은 가벼운 운동이 진정제의 사용량을 줄여 놓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졸음을 유발하는 진정제는 장기간 침대에 누워 지내는 환자의 근육을 더 약하게 만든다. 연구팀은 “진정제를 줄이면 환자의 운동 능력이 향상되고 정신착란을 고치면서 회복을 촉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니드햄 박사는 “우리 환자들은 침대에 누워 있는 대신 깨어 일어나 움직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움직이기 두려워한다는 지레 짐작은 편견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치료법이 환자로 하여금 병원 바깥 생활을 새삼 일깨워 줌으로써 병을 더 빨리 낫게 한다고 믿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 치료와 재활 기록(Archives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4월 9일자에 실렸으며 미국의 과학 사이트 유레칼러트가 같은 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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