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부 이모씨(36)는 아이가 비염에 걸려 근처 한의원에 갔다가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다. 20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갔지만 예상 가격에 두 배가 넘었던 것. 이씨는 아이가 빨리 나았으면 하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약을 지어오긴 했지만 약값이 비싸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었다.

#2.직장인 김모씨(31)도 26개월 된 아들의 충치를 치료하러 치과에 갔다가 비싼 가격 때문에 저렴한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 아들이 앞치아 4개 아래치아 2개 총 6개 치아에 충치질환이 있어 치료를 하려했는데 어린이 치과에서 약 1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한 것.

#3.그런가하면 자녀들에게 먹이는 어린이용으로 나온 약도 비싼 편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이 난 애니멀퍼레이드 비타민<사진>은 유기농 곡물, 야채, 과일에서만 뽑아낸 천연식물성 영양제로 한 병에 3만원선으로 비싸지만, 주부들 사이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좋다는 소문에 인기가 높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한 치료비, 의약품의 고가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연약한 부모심리의 헛점을 파고든 상술이다.

주부 최씨(34)씨도 얼마전 두 아이의 호흡기약을 지으러 한의원에 들러 15일치 한약을 약 84만원에 지었다가 남편한테 ‘비싸게 지었다’는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디가 치료비 등 약 가격이 싸고 안전한지를 묻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한 소비자는 값비싼 어린이 한약 가격에 대해 “아기가 아프면 엄마 마음이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다”며 “우리 아기는 아토피가 있는데 (약 가격이) 많이 비싸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도 “비싸지만 그래도 잘 들어서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약 가격은 성분에 따라 달라서 성인용과 어린이용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어린이 의약품의 경우 수효가 아직 많지 않아 대량생산이 불가능해 단가도 비싸고, 화학물질보다는 안전한 천여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다소 비싼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요즘 아이를 한두명만 낳아 귀하게 키우려는 사람이 많다보니 아이들을 위한 의약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고 가격이 비싸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7년에는 어린이 맞춤형 의약품을 만들자는 논의까지 있었다. 당시 호바드 추커 WHO 사무차장은 "의약품들이 어린이의 나이에 적합하지 않거나, 성인용 의약품 값의 최고 3배에 달하는 등 어린이용 의약품 값이 너무 비싸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소비자는 “우리나라는 얘한테는 약한 엄마 마음을 이용해 장사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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