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강은희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고혈압제제의 재분류 작업과 관련한 업체 및 이해관련 단체의 의견 수렴을 마감한 결과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제약협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는 최근 공동의견서를 통해 “심평원의 평가보고서가 고혈압 치료제의 다양하고 복잡한 효과에 대해 지나치게 단순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술적, 절차적으로 오류가 있는 결과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고혈압학회도 기자회견에서 서울대 김진현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고혈압 치료제 최종보고서에 대한 오류를 지적하고,“전문가 참여 등을 바탕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업체들의 우려섞인 의견도 제시됐다.

종근당 홍보팀 배대길 이사는 “1조원이 넘는 고혈압시장에서 제약사들마다 보유하고 있는 고혈압제제가 많은데 경제성평가가 고시될 경우 많은 제약사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도 “고혈압약을 갖고 있는 제약사들은 모두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 제약업계에 가장 큰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약품 박병우 실장은 “연구자의 연구결과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올 하반기 고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업체와 이해 관련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한발 물러서고 있다.

보건복지부 김상희 보험약제과장은 “고혈압을 포함해 기등재약 목록정비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은 결정된 바 없다”면서 “약가인하의 당초 취지를 살리면서 제약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고민해 정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월 연구보고서를 통해 고혈압 약물의 임상효과를 평가한 결과 각 계열간, 동일 계열내의 성분간에 특정 계열, 혹은 성분이 다른 계열ㆍ성분보다 더 우수하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결과를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고혈압제제가 재평가될 경우 전체 평가대상 832품목 중 228품목(24.7%)만 급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제성평가에 따라 잘팔리는 고혈압약도 △동아제약 오로디핀 30.49%, 코자르탄 38.06% △한미약품 아모디핀 32.07%, 아모잘탄 52.74%, 오잘탄 41.02% △대웅제약 올메텍 52.31% △종근당 딜라트렌 41.90%, 애니디핀에스 35.80%, 살로탄 41.02%의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표 참조>



특히 한미약품ㆍ대웅제약ㆍ종근당 등 고가의 고혈압제제를 많이 보유한 제약사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제제는 매출규모가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고가인 ARB제제의 비중이 47%를 차지하고 있다.

심평원은 올 하반기 최종 평가결과를 고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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