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일동제약 지분을 늘리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녹십자(대표 조순태)가 3월 일동제약(대표 이정치)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일동제약 임시주총에서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무산시킨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경영 참여를 선언한 2대 주주로서 3월 일동제약 주총에서 일동제약 측에 이사 선임을 정식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녹십자는 일동제약 측에 규정 상 주총 6주 전 이사 선임을 요구하도록 돼있으나, 이사 선임 요구를 하지 않아 일동제약 3월 주총에서 녹십자 이사 선임 안건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녹십자와 일동제약 측도 3월 일동제약 주총에서 녹십자의 이사 선임 요구 안건이 제외된 사실을 확인했다.

녹십자 소식통은 “녹십자가 대주주로서 일동제약의 경영 참여를 선언했고, 그 일환으로 일동제약에 이사 선임을 요구할 방침이었으나, 이번 3월 주총에서는 이런 당초 방침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녹십자의 이같은 방침은 이번 일동제약 주총에서 일동제약 측에 이사 선임을 요구할 경우 경영권 간섭으로 비춰지고 일동제약과의 갈등으로 증폭되는 등 일동제약의 인수·합병(M&A)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경영 참여나 M&A에 앞서 지난달 일동제약 주총에서 일동제약 3세 체제로 가는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을 무산시키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었던 만큼 이사 선임은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무산시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이사 선임 요구 등의 후속조치는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 외에는 전문약과 일반약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일동제약과의 M&A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한편, 일동제약 측은 향후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 확보에 주력하고, 녹십자와 대주주로서 대화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