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상위권 제약사들의 매출 구조가 전문약에만 지나치게 쏠려있어 약가인하 등 제약정책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같은 약가일괄인하, 사용량 연동 약가인하 등의 정책리스크가 클 때 이를 헷지하거나 분산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최근 몇 년새 제약계는 약가규제 정책들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으면서 지난해부터 최상위권 제약사들은 바닥을 치고 성장하고 있으나 일부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일부 상위사들의 성장은 정체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최상위사들은 외형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리스크가 큰 다국적사 제품을 도입하거나 인수·합병(M&A) 등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가장 이상적인 매출 포트폴리오로 일반약 30%, 전문약 60%, 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수출 등 10% 가량으로 보고 있다.

요즘같은 약가인하 정책 불황 등으로 전문약 시장이 불황일 때 일반약이나 건기식·수출·의료기기 등 다른 비전문약 사업으로 불황을 이겨나갈 수 있는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유한양행, 동아쏘시오그룹,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등 최상위사 중 이런 이상적인 포트폴리오 비중을 갖고 있는 제약사들이 아직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유한양행(지난해 매출 9436억)의 매출 구조를 보면 약국 10%, 병의원 60%, 수출 13~15%, 건기식 등 16~18% 가량 차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매출 구조가 약국 34~35%, 병의원 43~47%, 수출 12~15%, 건기식 등 8% 미만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아쏘시오가 유한양행보다 안정적인 매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각종 제약정책 리스크에 강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녹십자의 경우 매출구조는 약국 10% 미만, 병의원 65% 이상, 수출 13~15% 안팎, 건기식 등 10% 안팎의 비중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회사는 병의원 매출의 절대 비중을 갖고 있는 혈액제제·백신을 제외하면 전문약과 일반약에서는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녹십자가 M&A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일동제약의 매출구조는 약국 20% 안팎, 병의원 65~69% 가량, 건기식 등 10% 안팎의 비중을 갖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수출에서 고전했지만 포트폴리오상으로는 가장 이상적인 비중을 갖고 있어 전문약과 일반약에 취약한 녹십자로서는 ‘군침’을 흘릴만하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대웅제약은 매출구조가 약국 6~8% 안팎, 병의원 80% 이상 등 제약 비중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전문약 매출 비중이 특히 크다. 이런 포트폴리오 구성에다 다국적사 제품이 많다보니 매출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미약품도 병의원 매출에서 80% 가량을 차지한다. 일반약, 건기식 등도 취약하다. 수출도 10% 약간 웃돌고 있어 약가정책에 따라 매출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

불황에 강한 종근당은 병의원 매출에서 80%대 중반 가량을 차지해 최상위권 제약사 중 전문약 매출 비중이 가장 높으나 국산신약 2개를 비롯해 경쟁력있는 전문약들이 많아 제약정책 리스크에 강하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M&A를 통하거나 일반약·전문약·건기식·수출 등으로 매출구조를 다변화해 불황시기에도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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