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을 업계 1위로 끌어올린 명장 김윤섭 대표<사진>가 제약계 최초 매출 1조 달성의 염원을 풀고 내년 3월 임기만료와 함께 퇴임한다. 회사 규정상 최고경영자(CEO) 3년 중임 임기가 끝난다.

지난해 김 사장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되면서 유한양행은 그야말로 제약계 명가로서 거듭났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김윤섭·최상후 사장의 공동 대표체제 당시인 2년 전만 해도 매출은 제자리이고 영업이익도 반토막까지 떨어졌으며, 업계 만년 2위에서 4위까지 추락하는 등 사세가 기울었다.

40년 넘게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존경받는 기업은커녕, ‘주인없는 공기업’으로 폄하됐다.

이 당시 주총 때만해도 유한양행에는 주주들부터 "부실한 회사" "희망없는 회사"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소유와 경영의 철저한 분리, CEO를 평사원 중에서 뽑는 순혈주의로 재계의 주목을 끌어온 유한양행이 3년 임기로 돌아가며 CEO를 하다 보니 적당주의 타성에 젖어 ‘야성이 없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이런 유한양행이 지난해 무서운 기세로 돌풍을 일으키며 제약판을 뒤흔든 것은 뜻밖이다. 그 주역은 영업달인 김윤섭 사장이었기에 가능했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김 사장 단독대표체제로 바뀌면서 유한양행은 180도 환골탈태했다.

다국적사 제품 6개를 도입하더니 지난해 초부터 전년 대비 20%가 넘는 성장세로 돌풍을 일으켰다.

돌풍은 1년내내 이어졌다. 매출액은 9400억원을 돌파해 업계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을 제치고 다시 업계 정상에 복귀한 것이다. 

유한양행은 김 사장 단독 대표체제로 들어서자 지난해 약가인하로 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주주들이 올 주총에서 이 회상 경영진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잔뜩 별렀으나 김 사장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업계 1위로 제약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은 유한양행은 올해도 업계 1위, 업계 최초의 매출 1조를 내세우고 있다. 올초는 매출 성장세가 지난해만 못하지만 1월과 2월 매출 1조 달성에는 순조로운 분위기다.

김 사장이 올해 업계 염원인 유한양행에 업계 매출 1조의 ‘한’을 풀고 퇴임할 마지막 해를 맞고 있어 회사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비장감마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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