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인제약(대표 이광식)에 이어 SK케미칼(대표 이인석)이 치매치료 천연물신약 기발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제약사들의 치매치료제 연구개발이 크게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SK 케미칼은 2년전 치매천연물신약에 대한 3상에 착수했으나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이와 관련한 연구개발사업을 제외시켜 신약개발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앞서 환인제약도 치매천연물 신약에 관한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허가신청을 자진 철회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치매치료제 연구개발사업이 당분간 크게 움츠러 들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북대 배재성·진희경 교수팀이 정부의 지원으로 치매환자의 세포내 특정 효소기전 규명에 성공,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길이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치매치료제 연구개발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제약계의 관심사다.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치매질환자가 급증할 뿐 아니라 나이를 초월해 발병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는 환자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정신적, 사회·경제적 생활까지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선진국에서는 국가적 해결과제로 삼고 있다.

미국은 2011년 ‘국가 알츠하이머 프로젝트 법’을 제정해 2025년까지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치매유전자 가족 구성원 300여명을 상대로 임상연구중이라고 한다. 일본도 2017년까지 치매대책 5개년계획을 수립해 현재 전국에 알츠하이머 연구센터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파격적인 연구개발예산지원이 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각국이 이처럼 치매치료제 연구개발사업에 정부지원을 하고 나선 것은 치매치료제 개발의 실패율이 어느 질환보다 높아 민간업체의 단독비용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FDA(미식품의약국)보고에 따르면 2004년이후 지금까지 치매치료제 신약허가는 단 한건도 없었다고 한다. 약물시험결과 신약개발 실패율은 99.6%로 암치료제 개발실패율 81%보다도 훨씬 높다.

국내에서도 치매치료제 개발사업을 과거보다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나 정부투자규모는 암 연구개발에 비해서는 미미한 실정이다. 보건산업진흥원 자료를 보면 지난 2010년 정부의 연구개발투자금액중 치매부문 지원액은 318억원이다. 암관련 투자지원액 2097억원의 7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치매환자수는 2008년 42만명, 2012년 53만명에 이르고 오는 2025년에는 이보다 두배이상 많은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에서 치매로 인한 피해액은 가족들의 정신적 피해를 제외하고라도 사회·경제적 비용이 무려 8조7000억원(2010년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피해액은 10년마다 두배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부가 치매에 대한 연구개발 및 신약개발사업을 민간에만 떠 맡길 일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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