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강은희 기자] 과거 저마진산업이라고 해서 관심밖에 있던 백신산업이 최근 성장가능성이 높아지며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체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하는 녹십자가 등장하면서 우리나라도 12번째 백신 생산국가의 반열에 합류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

백신은 지난해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정부의 예방접종 정책이나 계절적 변수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매년 매출의 변동이 큰 품목이었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관리에 있어 우선접종 권장대상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장기준을 도입하면서 약 10%의 시장이 새롭게 창출되는 등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시장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백신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40억달러로 오는 2013년엔 364억달러의 시장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백신시장은 GSK, 화이자(와이어스), 사노피 등 다국적 메이저 회사들 중심으로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그림참조>

국내 매출 1위 제품인 프리베나의 업그레이드 제품인 '프리베나13' 백신을 최근 출시한 화이자 홍보팀 정다정 과장은 "급성질환이 빈도수는 작지만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폐렴구균백신의 경우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큰 것 같다"면서 "신종플루 때문에 백신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는데, 백신은 질병예방 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증권가에선 이러한 글로벌 메이저 백신 제조사의 매출액이 오는 2016년까지 연평균 11.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기구인 WHO, 유니세프, 빌게이츠 재단 등에서 후진국 국민에게 백신접종의 기회를 제공하는 면역프로그램을 지원 중이어서 백신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각 나라 정부차원의 지원도 백신산업 성장성을 뒷받침해 준다.

또한 최근 출시된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뇌수막염 백신, 혼합백신 등이 시장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가다실, 서바릭스, 프리베나(프리베나와 가다실은 각 국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 등이 백신제품 최초의 블록버스터로 등장했다.

IBK투자증권 김신희 애널리스트는 “자궁경부암 백신 등 성인용제품의 출시로 백신시장의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성인용 백신시장은 인플루엔자, 자궁경부암 백신이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고, 소아용시장은 프리베나와 로타테크 등 일부 제품이 성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GSK 홍보팀 곽상희 차장은 "갈수록 의료가 예방과 치료가 같이 가는 측면이 있는데, 예를 들어 암이라는 병이 옛날에는 죽는다고 생각했던 병인데 최근에는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GSK도 백신과 항암제에 주력하고 있고, 향후 제약사들의 성장동력 역시 백신과 항암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GSK는 7월 '프리베나13'의 경쟁제품인 '신플로릭스'<사진>출시를 앞두고 있다. 소아용 폐렴구균 백신인 '신플로릭스'는 얼마전 2010년 국제백신회의(World Vaccine Congress) 우수 백신산업부문에서 '최고 예방백신상(Best Prophylactic Vaccine)'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제약회사나 바이오회사들은 백신사업부를 신설하거나 인수하는 추세다. 존슨앤존슨은 2009년 9월 크루셀(네덜란드)의 지분 18%를 4억 4100만 달러에 인수했고, 애보트도 같은 시기에 솔베이의 제약 및 백신사업부를 66억 달러에 인수했다. 화이자 역시 지난해 10월 와이어스를 인수했다. 백신회사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M&A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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