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캐나다에서도 에볼라 의심환자가 발생하자 전세계에 에볼라에 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 3월 기니에서 발생해 국경을 폐쇄했는데도 이웃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로 번져 현재 1700여명의 환자가 발생, 961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처음 서아프리카 주민들이 단백질을 취하기 위해 식용으로 채집한 과일박쥐가 숙주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이 과일박쥐가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겨 2~21일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고열과 복통 두통 근육통 설사증세를 일으키고 25~90%의 치사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 간에는 물론 침팬지 원숭이 등 영장류의 침 땀 눈물 콧물 혈액 정액등 주로 체액으로부터 전염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처럼 치사율이 높은 데도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이 치료제를 개발 중이고 일본이 임상 3상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봉사중인 미국인 의사가 에볼라에 감염돼 미국으로 긴급 후송된 후 이 시험약을 투여한 결과 1~2일 만에 증세가 호전됐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치료제 개발은 거의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보건당국은 에볼라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전국 17개병원을 국가지정입원 치료병원으로 지정하고 공항·항만의 검역을 강화하고 있는 정도다.

보건복지부는 에볼라 바이러스 검사가 가능한 특수복합 시험실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383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기획재정부는 이를 268억원으로 삭감했다. 이 때문에 시험실 설립은 내년 10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현재로서는 희귀 전염병에 대한 안전진단조차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치료대책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전문 입원치료병원을 지정한다고 해도 증상은 완화할 수 있을지언정 당장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치료보다 예방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으로서 보건당국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한국을 방문한 아프리카인은 4만여명, 이 중 에볼라가 발생한 4개국인의 국내입국자 수는 4000여명에 달한다. 또 아프리카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자 수는 수 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에볼라의 국내 유입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검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와함께 에볼라 위험국가에는 여행 자제령보다는 당분간 강력한 여행금지 금지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또 국내인들에게는 병의원, 보건소, 약국 등을 통해 손을 자주 씻고 동물을 멀리할 것 등 자세한 예방수칙 교육과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해마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현지의 희귀풍토병 등 지금까지 알져지지 않은 감염병이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당국의 세심한 대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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