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담뱃값 인상안을 마련해 곧 여당인 새누리당과 인상폭을 협의해서 확정할 방침이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담뱃값 인상에 반대하고 있으나 적극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어 담뱃값 인상은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인상폭을 2000원으로 결정해 담뱃값을 현행 1갑당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릴 것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1000~2000원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담뱃값 인상폭에 대해서는 찬·반론자들 간에 극렬하게 맞서있다. 인상 찬성자들도 대폭 또는 소폭 인상으로 갈려 있고 반대론자들 간에도 동결 또는 소폭 인상으로 대립하고 있다. 이같은 여론의 흐름을 반영하듯 지난 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KOFRUM)주최로 열린 긴급 심포지엄에서도 패널 등 간 이견으로 고성이 오고 가는 등 극심한 대결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담배값은 복지부안대로 대폭 인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는 것은 굳이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다. 흡연으로 한해 5만8000여명이 생명을 잃고 7조원의 사회적 비용이 낭비된다는 통계도 있다.

또 담뱃값 인상이 금연에 가장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이미 잘 알려진 것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를 보면 담뱃값 1% 인상 시 흡연율은 0.4~0.5% 떨어진다는 분석결과도 나와 있다. 흡연율 하락은 흡연인구의 감소를 뜻한다. 그런데도 2004년 이후 단 한차례도 담뱃값을 올리지 않은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들의 평균 담뱃값은 1갑당 6500원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담뱃값은 너무 싸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담뱃값이 비싼 나라일수록 흡연율이 낮다. 담뱃값이 가장 비싼 노르웨이의 경우 담뱃값이 평균 1만6500원에 흡연율은 28%에 그치고 있다. 영국은 담뱃값 1만1700원에 흡연율 22%, 미국은 담뱃값 6932원에 흡연율 21%, 일본은 담뱃값 6023원에 흡연율 34%다. 이에 비해 한국은 갑당 2500원에 흡연율은 43.7%나 된다. 담배값 비싼 순위로 볼 때 세계 100번째다.

담뱃값 인상 반대자들은 흔히 정부가 세금을 더 많이 걷기 위해 담뱃값을 올린다고 비판한다. 또 서민일수록 흡연율이 높기 때문에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도 서민이 더 무겁고 결국 정부가 부자들보다 서민의 호주머니를 더 많이 털어 간다고 비난한다. 이들의 주장에는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담뱃값을 올리지 않아 흡연율이 높아지고 서민들의 건강이 더 악화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이제는 흡연율을 낮춰 국민건강을 지킬수 있도록 모든 정책 수단을 강구할 때라고 본다. 담뱃값의 대폭 인상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장기적 안목에서 건강보험재정을 지켜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도 담뱃값 인상만으로 흡연율 낮추는데 할 일을 다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의약 및 사회단체들과 함께 금연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담뱃값 인상의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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