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혈압치료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경림 의원(새누리당)은 24일 복지부 종합국감에서 국내 항고혈압제들이 외국보다 건강보험에 등재된 성분 및 품목 수가 훨씬 많고 같은 성분이라도 제품간 약값이 크게 차이난다며 복지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대표적으로 베타차단제의 품목 중 하루 소요비용(1일 권장량 가격)이 가장 싼 제품은 36원이었던 반면 가장 비싼 품목은 790원으로 최대 22배 차이가 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프 참조>

             고혈압치료제 성분별 1일 권장량 가격 비교 현황<자료 : 복지부>

신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물은 6개 계열로 구분되는데, 현재 비용효과적인 약물의 선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보재정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심사평가원을 통해 2007년부터 단계적으로 고혈압치료제의 임상적 효과와 이상반응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지표를 만들어 가격이 높은 의약품을 퇴출시키거나 인하하고 있다.

심사평가원은 2010년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를 위한 고혈압치료제 효과 및 이상반응 평가 연구’를 통해 전체 평가 대상 약품에서 평가 면제 의약품, 복합제, 급여 제외 대상 약품 등을 제외하고 비용효과성 평가 대상으로 832품목을 선정했다.

선정된 의약품을 평가한 결과, 항고혈압제의 동일 계열 제품들은 효과와 부작용이 거의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제품마다 가격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이 연구가 발표된 2010년 이후에 약가일괄인하 등이 실시됐지만, 일괄인하 조치 이후 실제 기등재약의 약값이 얼마나 떨어졌고 비정상적 가격 차이가 얼마나 해소됐는지 후속연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 중에는 약가인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그 인하폭은 원래 가격의 10% 미만에 불과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는 여전히 약가인하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혈압약이 연간 1조원 넘게 건강보험에서 지출되고, 가장 많이 복용하는 약인데도 이처럼 수 십배의 가격 차이가 남으로써 건보재정의 건전화에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이에 따라 기등재약 목록재정비 사업을 재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약의 효과와 가격을 비교해 저가약을 건강보험에 남기고 고가약은 건보에서 제외하거나, 약값을 인하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후속연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