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과 담배회사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이 16일 오후 2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인다.

건보공단이 이들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537억원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세 번째 변론이다.

이날 변론에는 강영호 국제역학회지 편집위원(서울의대교수), 조홍준 대한금연학회회장(서울아산병원), 지선하 교수(연대보건대학원)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관한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단의 담배소송은 담배의 해악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제기한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함께 공단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반드시 승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변론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성 관계 등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은 이런 인과성 관계를, 담배회사들은 폐암의 발병 경위가 규명돼야 한다는데 변론의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공단 ,전문가ㆍ판례 앞세워 담배회사들 상대 총공세

국제역학회지 편집위원인 강영호(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담배 연기에는 일산화탄소, 비소, 카드뮴, 수은, 납, 포름알데히드, 다이옥신, 벤조피렌, DDT, 청산가리 등 7000가지의 위해물질이 포함돼 있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마치 화재현장을 들락날락하며 숨을 쉬는 것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고 변론을 할 예정이다.

이어 흡연이 폐암을 일으키는 매우 강력한 원인인 이유는 담배 연기 속의 위해물질이 일차적으로 접촉하는 기관이 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예정이다.

공단은 1930년대 폐암과 흡연과의 관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이래, 수많은 연구를 통해 '폐암은 모든 병리학적 형태에서 흡연과 관련이 있다' 또는 '전체 폐암의 90%가 흡연이 원인이다'라는 명제가 과학적 '사실'로 확립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단은 선행 담배소송의 서울고등법원(2007나18883호)에서도 이러한 역학적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흡연과 폐암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30년 이상의 흡연기간 동안 2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폐암으로 진단받을 무렵까지 계속 흡연해 왔다는 것과 더불어 편평세포암이나 소세포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 증명된 경우에는 흡연이 폐암 발병의 요인이거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있는 발병요인이라고 볼 수 있어 흡연과 폐암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또한 (담배회사들이) 반증으로 흡연자들의 폐암 발병이 전적으로 혹은 주요하게 다른 요인에 기인한 것임을 증명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담배회사들 "개별 흡연자별 흡연력, 발병경위 조사해야"

그러나 담배회사들은 흡연과 폐암 발병 간의 인과성에 대해 역학적 연구는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통계적 연구에 불과해 개별 환자의 질병 원인을 확인해줄 수 없으며 흡연에 따른 폐암의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고 장기간 흡연했다고 해 모든 흡연자에게 폐암이 발병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개별 흡연자별로 흡연력, 발병경위, 진료기록 등에 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역학적 연구를 포함한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라 담배가 폐암 발병의 주요한 요인이거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있는 발병요인이라는 점이 밝혀진 이상, 장기ㆍ다량 흡연자의 경우 그 자체로 담배와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거나 추정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힌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