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남자 77세, 여자 84세이다(2011년). 여자가 대략 7년 더 오래 산다. 100세가 넘는 장수인의 비율도 여자가 남자보다 12배가량 많다. 그럼 왜 남자는 여자보다 수명이 짧을까?

남자가 여자보다 수명이 짧은 이유는 사회학적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이 있다. 

사회학적인 요인으로는 통상 여자보다 남자가 사회 활동이 많고 더 많이 돌아다닌다. 그렇다 보니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여자보다 높다.

또한 남자가 더 위험한 직업을 갖는 경향이 있다. 군인, 선원, 경찰관, 소방관, 건설 노동자 등 산업재해나 사고 위험이 큰 직업군에 남자가 월등히 많다. 이런 것들이 남자 평균 수명을 깎아 먹는다.

게다가 남자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성향이 있다. 남자의 기질이 여자보다 다소 공격적이고, 극단적이며, 충동적이며, 폭력적이다.

이로 인해 사고를 자초할 수도 있다. 우울증에 걸려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 그 시도 숫자는 여자가 많지만, 실제 자살로 이어지는 비율은 남자가 더 높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사나 병치레는 더 길어

이것도 더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남자의 성향을 반영한 결과다. 남자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는 주장도 있다.

남자는 음주나 흡연을 하는 비율이 더 높다. 흡연율의 경우 한국 남자는 42%이지만, 여자는 6%대 수준이다.

이로 인해 남자의 폐암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흡연은 폐암 이외에도 구강암, 식도암, 위암, 간암, 방광암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흡연율이 높은 남성들은 여성보다 이런 암에 훨씬 더 잘 걸린다.

생물학적인 요인은 뭘까.

첫째,유전적인 요인이다. 여성의 성염색체는 X염색체가 두 개인 XX다. 하나가 손상돼도 보완할 수 있다. 남자는 XY형이어서 그렇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남성 Y염색체의 변이 가능성은 X염색체보다 3~6배나 크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남자들이 암이나 선천적 결함,감염병에 취약하다. X염색체에서 나오는 단백질들이 노화 속도를 더디게 하고, 회복 속도는 빠르다고 한다. 즉 X염색체가 두 개인 여성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동물 세계에서도 수컷의 수명이 짧다.

여자의 세포는 생명을 잉태해 번식에 유리해야 하기 때문에 내부의 이상이나 문제점을 잘 회복하는 반면, 남자는 유지 보수 능력이 떨어진다고도 한다.

또한 여자는 남자보다 기초대사량이 10% 정도 낮다. 산소 소비율도 차이를 보인다. 체내 대사 과정 중의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활성산소에 노출되는 정도가 남성보다 낮다.

게다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비타민 E와 같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노화에 잘 견디는 항산화 능력이 높은 것이다. 여성은 초경을 시작해서 폐경에 이를 때까지 여성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데 이 기간이 인생의 절반 가까이 된다. 이 여성호르몬이 혈관을 보호하고, 뼈 손실을 막고, 심장병 발생도 줄여준다.

남성은 중병이 많고,여성은 잔병이 많아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병치레하는 기간은 더 길다. 기대 수명이란 막 태어난 아기가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말하는데 한국 여자의 기대 수명(85.1세)은 남자 기대 수명(78.5세)보다 6.5세가 길었다(통계청 ‘2013년 생명표’).

그러나 건강 수명은 여자(73세)와 남자(69.5세)의 차이가 3.5세로 좁혀진다. 건강 수명은 전체 기대 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 등으로 병치레하며 힘들게 사는 노후 기간을 뺀 수명을 말한다.

시각ㆍ청각ㆍ언어 장애, 치매, 중풍, 걷기 등 육체적 제약, 학습 어려움 등 정신적 제약 등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병치레 기간에 포함된다.

즉 건강 수명은 태어나서 건강한 삶을 유지한 기간을 뜻한다.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에 중점을 둔 고령화 시대의 주요 지표다. 기대 여명은 어느 연령에 도달한 사람이 이후 몇 년이나 더 생존할 수 있는가를 계산한 기간이다.

이런 맥락에서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살지만, 그 기간 내내 건강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기대 수명까지 살 때 '병치레로 고생하는 기간'이 남자는 평균 5.6년이지만, 여자는 8.9년이나 된다. 한국 여자들은 오래 살지만, 가사나 육아 등으로 바빠 병원을 잘 찾지 않아 건강을 잘 챙기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죽음에 이르는 중병을 앓고, 여자는 잔병을 많이 앓는다. 따라서 남성은 중증 질환을 조심하고, 여성은 평소 건강 관리를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