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시내 유명 대형병원에 가면 유명 의사들의 얼굴보기가 어렵습니다. 일부 유명의사들이 잇따라 열흘이나 보름정도 세미나라든가,학술회의에 참가한다는 구실로 진료실을 비웁니다. 당장 급한 환자들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격무에 시달리는 의사들이 잠시 휴식을 겸해 공부하고 정보를 얻으러 해외에서 세미나에 참석한다는데 이를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의 급한 사정을 고려한다면 열흘이나 보름간 진료실을 비우는건 너무 길지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일부 진료과는 레지던트가 주치의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환자들의 실망은 커집니다.

물론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의사들의 해외러시는 연례행사처럼 돼 있어 올해의 이런 현상도 유난스러운 건 아닙니다.

문제는 환자의 불편을 아랑곳않는 일부 의사들의 장기간 ‘출타’도 문제려니와, 가뜩이나 요즘은 레베이트가 사회 이슈화되고 있는 시기라는 점이 다른 해와 다릅니다. 미묘한 생각이 오버랩됩니다.

지금 의약계는 다국적사들이 주도하는 의사들의 해외학술지원과 관련해 이를 허용하느냐를 놓고 국내제약사와 다국적사간에 살풍경한 모습입니다.

다국제사들이 학술행사를 빌미로 해외로 국내 의사들을 초청하는 것은 국내 제약사들로서는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하소연입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의사들을 초청한 세미나 지원이나 제품설명회 초청은 다른 형태의 리베이트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국내사들의 발은 묶어놓고 다국적사들에게는 의사들에게 학술지원을 허용하는 것은 확실히 역차별일 수 있습니다.

기자 사회에서는 ‘먹고 조진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습니다. 의사들은 어떤가요. 향응을 받으면 반대급부가 있지 않을까요. 소비자의 한사람으로서 노파심이고, 국내 제약사들의 우려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테고.

가장 우려되는 것은 장기간 진료 공백으로 빚어지는 의료소비자들의 불편입니다. 자칫하면 목숨도 왔다갔다할 수 있는 시간이지요.

리베이트를 떠나 반드시 바뀌어야할 의료풍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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