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존스란 사람이 지은 ‘바이러스 도시’ 라는 책에는 1854년 런던의 빈민가 소호 지역의 브로드가를 중심으로 발병한 콜레라의 근원이 공기가 아니라 오염된 물을 통해 퍼진다고 믿는 존 스노 박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콜레라 희생자의 거주지를 지도 위에 점으로 표시한 ‘콜레라 맵’을 인류 최초로 만들었으며 이는 이후 질병의 확산 경로를 지리적으로 파악하고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헬스맵((Health map)’은 시간과 공간적인 전염성 질병 인자에 대한 질병 발생 상황을 시각화하고 모니터링 하기 위해 만들어진 GIS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이 우리나라에도 도입된다. 건강보험공단은 올해 말까지 ‘헬스맵 서비스를 위한 환자 의료이용지도 구축’ 연구를 진행, 빠르면 2~3년 후 본격적으로 사업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역 간 의료자원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 수립에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 목표가 완료되면 환자 의료이용과 의료자원의 지역적 분포, 교통 인프라 등을 고려한 공간적 이동행태 분석이 가능해 지역 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지역별 의료실태 분석 결과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경기 과천시가 253.3명으로 가장 낮고 강원 태백시는 580.2명으로 가장 높다. 이는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지역 간 의료자원 불균형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보건당국은 헬스맵을 이용, 각종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헬스맵으로 아프리카 출혈열을 추적하고 있으며 에볼라 전용 헬스맵도 있다.

건보공단이 만들 예정인 헬스맵은 환자 거주지와 의료기관까지의 이동거리를 산출, 환자 의료이용 지도를 구축한다. 여기에는 의료자원 분포의 지역적 불균형이 문제되는 취약 질환은 물론 입원과 외래, 응급실 이용 등 이용형태. 가주지 특성정보 등도 들어간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의 완성도에 따라 담당 부서는 필요한 병상수급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허가 등 보건의료 정책에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각 나라와 교환해 발생 질병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관리할 수 있어 보건관리 전문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