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2015년) 국내 병원계와 제약계에는 미래 의약계의 앞날을 결정짓는 몇 가지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한미약품이 7조5000억원에 이르는 신약 기술 수출을 이룩한 것이고 또 하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18만리터의 제3 제약공장을 착공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보건복지부가 제주도에 국제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한 것이다.

과거 국내 제약계는 리베이트 제공 방식의 복제약 판매와 약국 중심의 영양제ㆍ드링크류 판매에 의존하는 영세성을 면치 못했다.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은 이러한 국내 제약계의 한계를 탈출하는 것은 물론, 제약계가 세계적 제약기업과 당당하게 기술 경쟁을 펼쳐 이길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또 8500억원이 투입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 제약공장 건설은 완공될 경우 의약품 생산시설이 총 36만리터로 늘어나 스위스 론자(26만리터),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4만리터)을 뛰어넘는 세계 1위의 제약공장으로 도약하게 된다.

제주도의 국제녹지(綠地)병원 설립 허용은 국내 최초의 영리병원으로 앞으로 국내 8개 경제자유구역에 모두 설립 허용될 예정이다.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는 반드시 필요하다.

오히려 외국병원에 비해 역차별 당하고 있는 국내병원의 경제자유구역내 영리병원 설립 문제도 차제에 신중히 검토돼야 할 문제다.

이들 세 가지 사례는 의약계의 역할이 종전의 복지 수단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산업 이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 경제와 산업의 핵심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혁명적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가 지난 2010년 바이오ㆍ제약ㆍ의료기기산업을 신수종 산업으로 지정한 후 지원한지 5년 만의 쾌거다. 한국은 다행히 의료선진국이다. 의료기술은 물론 스마트 병원 구축 노하우도 의료 한류라는 순풍을 타고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2013년 말 현재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 규모는 약 211조원이다. 이에 비해 병원ㆍ제약 등 바이오 분야 세계시장 규모는 2.2배나 더 많은 464조원에 이른다.

이러한 바이오시장은 급속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바이오산업을 반도체산업 이후 미래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이 이를 놓쳐서는 안되는 이유도 여기있다.

의약계가 자기 밥그릇을 챙기느라 원격진료나 영리병원을 반대하고 리베이트 경영을 고집하는 것은 철지난 옷을 고집하는 것과 같다.

원격진료와 영리병원 허용을 무턱대고 돈벌이 사업으로 매도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수년동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하루라도 빨리 제정되기 바란다.

또 아직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정부의 글로벌 제약사 육성 펀드, 글로벌 의료 진출 펀드도 크게 확대되기 바란다.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기간 요건 등 규제도 획기적으로 완화 또는 파기되기 바란다.

새해는 열정의 상징인 붉은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이다. 열정적이면서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가슴에 품은 꿈을 하늘을 향해 마음놓고 풀어내는 해라고 했다.

국내 의약계가 올 한해 바이오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 불투명한 한국경제를 회복의 길로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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