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8억 가량에 불과한 바이오벤처 신라젠은 수년간의 천신만고 끝에 지난 2007년 항암 신약후보물질 ‘펙사벡’을 개발했다.

이 후보물질은 국제적으로도 평가받아 다국적제약사들에게 판권이 넘어가 회사 측은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간암치료제인 펙사벡의 글로벌 3상을 진행할 예정인데, 임상 비용 820억원을 회사 측과 해외 판권을 사간 해외파트너들이 각각 분담하기로 해 비용 부담을 줄였다.

이 회사는 미국을 비롯한 21개국에서 6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시작한다.

신라젠이 개발한 항암신약후보물질은 다국적제약사들의 주목을 받아 3상을 앞두고 해외에 기술을 이전해 '대박'을 터트린 경우다.

그러나 바이오벤처 등 대부분 국내 중소제약사들이 애써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놓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3상 승인까지 받았으나 기술 수출이 순조롭지 않아 3상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표 참조>

이들 중소제약사들은 美3상에는 평균 1000억원 가량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데다 임상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어 3상을 앞두고 다국적제약사 등에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나 성사되지 않아 부득불 3상 길목에서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져있다.

지난해 4월 미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DPN’의 3상 승인을 받은 바이오벤처 바이로메드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 1상과 2상을 거쳤고,증자 등 일부 투자를 받아 미국에서 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자금 조달의 최대 관건인 다국적제약사와의 기술 이전 협상은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웅렬 그룹 회장까지 나서 독려한 퇴행성관절염치료제 ‘인보사’를 개발해 지난해 5월 FDA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회사 측은 1000억원 가량 들어가는 美3상을 앞두고 기술 수출을 추진했으나 다국적제약사들의 ‘입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오도가도 못하는 기로에 서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올해 안에 미3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인보사 임상은 계열사인 티슈진이 맡고 있으며, 지금도 기술 수출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이오벤처 지트리비엔티는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GBT-201'의 美3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기술 이전을 위해 복수의 다국적제약사들과 접촉 중이며, 3상은 내년 상반기쯤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메지온도 지난 3월 폰탄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데나필의 임상 3상을 FDA에서 승인받았다.

이 회사는 내년 하반기쯤 3상을 완료할 예정인데, 기술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처 등 중소제약사들이 세계적으로 유망한 치료제를 개발해 놓고도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3상을 앞두고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면서 ”한미약품처럼 기술 이전이 되면 다행이지만, 애써 치료제를 개발해 놓고도 기술 이전이 안되면 미국 등지에서 3상을 앞두고 좌절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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