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가 전국을 휩쓸며 감염자 수가 한때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치료제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 병ㆍ의원과 환자들의 걱정을 덜게 됐다는 소식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독감은 예년과 달리 지난 8월에 일찍 발생해 51주차인 지난 11~17일 최고조에 달했다. 이 기간 중 독감 의심환자 발생자 수는 인구 1000명당 61.8명으로 전주(前週)의 34.8명보다 77%나 급증했다.

이번 2016~2017년 절기 독감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청소년층에 집중 발생하고 고령층 발생률이 낮았다. 51주차 초ㆍ중ㆍ고교 학생 연령층인 7~18세의 독감 의심환자가 전주보다 42% 늘어난 1000명당 153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 도입 이후 최고치다. 지금까지는 2013~2014년 절기의 1000명당 115명이 최고 발생 기록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0~6세가 1000명당 59.6명, 19~49세가 51.5명이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1000명당 9명, 50~64세는 22.2명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고령자의 경우 정부가 지난 10월초부터 일찍 무료예방접종을 시작했고 보건소 외에도 일반 동네의원에서도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무료주사 의료기관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50세 이상 중장년과 노년층의 건강에 관한 관심이 젊은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둘째 특징은 독감의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예방 및 치료제 공급에 전혀 차질을 빚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방백신은 겨울에 발생하는 A형독감 2종(H1N1, H3N2)과 이듬해 봄에 발생하는 B형독감 1종에만 적용되는 3가 백신은 물론 A형 2종, B형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 모두에 효과가 좋은 4가 백신까지 국내 4~5개 제약사에서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뒤늦게 예방백신의 순간수요가 급증해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따라서 당국은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 제약사를 통해 해당 지역에 백신 공급량을 늘리고 예방접종 기간을 연기하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치료제도 올해 2월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타미플루의 물질특허 기간이 끝남에 따라 한미약품이 이와 성분이 거의 비슷한 한미플루를 출시하기 시작해 타미플루를 수입 판매하는 종근당과 공급 경쟁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 덕분에 올해에는 지난해까지 해마다 겪었던 독감치료제 공급난을 면하게 됐다. 현재 한미약품의 경우 전국의 각 병ㆍ의원으로부터 주문 후 1~2일이면 주문처에 도착할수 있는 유통망을 강화하고 있다. 종근당도 지금까지 95만명 치료분 외 연내에 60만명분의 치료제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앞으로 과제는 갑자기 급증한 청소년과 0~6세의 유아 및 어린이의 독감 발병률을 어떻게 하면 낮출 것인지에 있다. 이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보건ㆍ건강교육 외 달리 방법이 없다. 예방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협력해 각급 학교에 전문가를 초청해 독감을 포함한 법정감염병에 대한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청소년 또는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이것이 학교의 무상급식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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