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이 19일 ‘조류독감(AI) 인체감염, 우리나라는 안전한가’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조류독감에 대한 관련 부처 간 협력체제 강화를 주문했다.

경기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가축방역 담당 부처인 농축식품부의 AI 발생 시 긴급 행동지침에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와의 협력 내용이 제외돼 있다고 밝히고 이같이 주장했다. 또 복지부의 AI 긴급조치체계도에서도 농축식품부와의 협력내용이 빠져있다고 했다.

AI는 동물(조류)에서 사람으로 감염되는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이다. 따라서 농축식품부와 복지부의 협력체제 구축은 필요하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이들 인수공통감염병은 지난 20년동안 꾸준히 늘어나 각종 전염병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모두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지는 것들이다. 다행히 이번 조류독감 발생으로 국내에서 사람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17명이 발생해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2013년 중국에서 처음 인체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그 후 지금까지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국가에서 모두 918명이 발생해 이 중 359명이 사망했다고 WHO는 발표했었다. AI를 포함한 모든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숨진 사람은 최근 20년동안 전 세계적으로 700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인수공통감염병이 급증한 것은 산림 파괴에 따른 급속한 도시화 진행, 사람과 동물의 접촉 기회 증가, 야생동물 매매 증가. 애완동물의 다양화 등이 주원인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AI뿐 아니다. 복지부가 고시한 인수공통감염병은 모두 10개나 된다. AI 외에도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광견병(공수병), 일본뇌염, 결핵, 브루셀라증, 야콥병, 탄저병,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큐열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에볼라 출혈열, 신종인플루엔자(H1N1) 등이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대책도 이제는 소홀히 할수 없는 중요한 질병 예방의 영역이 됐다. 국내에서 O-157에 오염된 쇠고기 또는 우유 등을 먹고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병 환자가 연간 평균 50여명이 발생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이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AI 발생을 계기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대책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감염병 발생 시 ‘주의’ ‘경고’등 위기경보 단계별로 관련 부처가 신속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대처해야 할 지침을 매뉴얼화하는 등 적극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농장주는 물론 농장 종사자, 살처분 인력, 주민 등에 이르기까지 행동강령도 마련해야 한다. ‘동물들이 옮기는 감염병이 뭐가 대단하겠느냐’는 식으로 안전불감증에 사로잡혀 있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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