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최근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서 신생아 24명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지난 3월7~14일 일주일 사이 이 병원에 입원 중인 신생아 118명 중 24명이 로타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됐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같은 기간 중 이 병원에서 퇴원한 신생아 83명에 대해서도 증상을 확인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출생 후 6개월 이내에 발생하나 5세 이하에서도 자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은 구토 설사에 탈수증이 나타나고 환자 중 30% 정도에서는 섭씨 39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치료제는 특별히 없고 오랜 기간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 설사 증세로 병의원에 오는 5세 이하 어린이 중 3분의 1은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들어 이런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된 영유아는 전국적으로 1019명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 집단 감염이 원인이다. 우리나라 신생아들의 로타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산부인과 병의원과 사후조리원 또는 어린이집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질본에 보고된 14건의 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 중 11건(79%)이 이들 집단 시설의 신생아실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이런 이유는 우리나라 신생아들은 이들 집단 시설에서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직원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신생아를 돌보면서 기저귀를 갈아주고 분유를 먹이다보니 오염된 환경에 대한 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생아의 분변이나 구토물을 치우는 과정에서 오염된 손을 꼼꼼하게 씻지 않는다거나 오염된 주변 환경을 잘못 관리하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맞벌이 부부들은 출산 및 육아 휴가 휴직 이용률이 낮아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이용 비율이 39%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출산 육아 휴가 및 휴직 활용이 높은 일본은 어린이집 등 집단 시설 이용률이 9.8%, 독일은 1.8%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신생아들의 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률이 높은 것은 이처럼 높은 집단 시설 이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서 로타바이러스 검출이 가장 높은 시기는 생후 6개월 이내이지만 일본 독일 등 외국에서는 생후 12~23개월인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신생아들에 대한 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영유아 집단 시설 종사자들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사전 예방교육을 철저히 하는 길 밖에는 당장 뾰족한 방법이 없다. 예방접종도 가능하기는 하나 로타바이러스는 무료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비용이 2~3회 접종에 20만~25만원으로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미즈메디병원의 경우 종사자의 손과 신생아의 침대, 신생아 체중계, 모유수유실의 기저귀 교환대, 소파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신생아를 돌보는 사람의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은 우선이고 신생아가 접촉하는 장소와 환경에 대한 철저한 위생관리 교육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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