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시절 가깝게 지낸 신문사 선배 한분이 청장(차관급)을 지냈다. 청장을 지낸 뒤 그는 공사 사장자리로 옮겼다.

나는 얼마전 그와 만났을때 “공사사장 시절 월급많이 받아 좋았겠다“고 농를 건네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공사 사장시절보다 청장을 지냈을 때가 훨씬 좋았다”면서 “청장시절에 돈을 원없이 써봤다”고 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 선배는 청장시절 거액의 연봉에다 연봉에 맞먹는 판공비를 썼다고 했다.

하이라이트는 매달 현금으로 일천만원씩 받는 정보비라고 했다.이 돈은 영수증이 필요없어 마음껏 쓰는데 부담이 없었다고 했다.

이 정보비는 투명한 월급이나 매달 공개되는 판공비와 달리 어떤 명목으로 쓰든 정부나 국회,감사원이 사용처에 대해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 성격의 돈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돈을 물쓰듯했던 ‘호시절’을 자꾸만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이 정보비는 모든 청장에게 지급된 게 아니라 일부 청장에게만 지급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청장이라는 자리는 인허가를 쥐고 있는 ‘권력’도 있어 접대 또한 줄섰을 것이다.

영국 속담에 ‘벼슬이 높아지면 감옥이 가까워진다’는 말이 있다. 주변에는 패가망신하는 벼슬아치들이 적지않고 보니 이 속담에 무릎을 치고 만다.

과거 가까이 지낸 한 공사의 감사는 유독 술을 좋아했다. 그는 접대 등의 이유로 매일 ‘주지육림’에 빠졌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몸이 망가졌고,재임 중 큰 수술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는 지금 은퇴해 몸을 추스리려 낙향했지만 잘나가던 시절이 되레 ‘인생의 독’이 되고 말았다.

청장을 지냈던 그 선배도 언론에 자주 나와 얼굴이 팔린 ‘인기인’이 되고 권력까지 있다보니 ‘여자’가 끼어들었고 끝내 가정이 깨졌다.

‘벼슬이 높아지면 친구를 바꾸고 돈을 벌면 여자를 버린다’더니···속설이 슬픈 현실이 되고말았다.

최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인사온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장관해봐서 아는데 장관자리가 얼마나 좋은지 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벼슬은 가문의 명예요,죽어서도 자신과 후손들에게 명예니···. 그렇게들 권력에 부나방처럼 몰려드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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