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오지혜 기자]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을 기반으로 한 항암치료(맞춤형 암치료)가 세계적 추세이지만, 국내에선 활용률이 7%에 불과하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강진형)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미디어간담회를 통해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소개된 암치료 주요 내용(임상 결과 포함)을 발표했다.

이날 암 전문가들은 "올 ASCO에선 국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NGS 기반 맞춤형 암치료'와 함께 표적치료제가 조명됐다"고 강조했다.

          맹치훈 교수
맹치훈 경희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의료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의 발전, 이에 따른 비용 감소 등에 따라 개인 맞춤 암치료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NGS 기반 맞춤 정밀의료는 기존 치료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는 세계적 추세"라고 밝혔다.

NGS 검사는 환자의 종양 조직 및 혈액을 분석해 수 십에서 수 백개의 유전자를 확인, 암을 일으키거나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를 찾는 진단기술을 뜻한다.

맹 교수는 "이 진단기술은 암 치료와 연관된 표적을 찾는데 NGS 검사가 활용되기 전보다 단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이 검사법은 지난 3월부터 국내에서 선별적으로 급여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ASCO에서 발표된 임상 결과를 보면 NGS 기반 치료제를 사용했던 환자군과 쓸 약이 없거나 있어도 못 썼던 환자군을 비교했더니 각 생존지표에서 전자가 좀더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NGS 기반으로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찾을 수 있다면 치료 성적이 좋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맹 교수는 "NGS 활용도가 낮은 것은 유전자에 맞는 약물이 개발되지 않았거나, 맞는 약물이 개발됐더라도 관련 적응증으로 허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NGS가 각광받는 데 비해 그 결과가 맞춤치료 선택에 실제 활용되는 비율이 적은 게 문제다. NGS를 통해 얻게 된 다양한 유전정보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선 기존 다양한 임상의 활성화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정아 교수
표적치료제와 관련해 김정아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유방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BRCA1ㆍBRCA2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해 소개하고, 이 두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표적치료제 올라파립의 임상 결과를 설명했다.

김정아 교수는 "올라파립의 임상은 호르몬수용체 양성 혹은 삼중 음성(에스트로겐수용체 음성ㆍ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음성ㆍHER2 음성)이고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유방암환자 302명을 대상으로 한 다국가 3상 연구"라며 "임상 결과 올라파립 치료군이 표준요법보다 유방암 진행 위험률을 42% 낮추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전립선암 표적치료제 아비라테론의 3상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새로 진단된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요법인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 여기에 아비라테론ㆍ프레드니손을 추가한 요법을 비교하는 3상 연구(아비라테론 치료군 597명ㆍ표준요법군 602명) 결과, 아비라테론과 ADT 병용요법이 33개월로, 표준요법(14.8개월)보다 무진행 생존 기간이 2배 이상 길었고, 혈중 PSA(전립선특이항원)가 증가할 위험도 70%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국내 대표적인 항암약물치료 임상연구자 모임으로, 지난 1998년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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