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신생아 집단 잠복결핵 사태를 빚은 서울 노원구의 모네여성병원에서 발생한 잠복결핵 신생아는 현재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결핵에 감염된 간호사가 근무한 기간 중 이 병원에 다녀간 신생아 800명 중 15일까지 660명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16.7%인 110명이 잠복결핵인 것으로 밝혀졌다. 755명을 대상으로 한 결핵감염 조사에서는 양성반응을 보인 신생아 결핵환자는 없었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돼 감염되기는 했으나 실제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은 상태로 전염성이 없다. 그러나 생후 1년 미만의 영아는 잠복결핵 상태에서도 결핵으로 진행될 확률이 50%나 되기 때문에 9개월 이상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적인 결핵왕국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결핵의 날인 지난 3월23일 2016년 결핵환자신고 현황을 발표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신규 환자 수가 3만892명으로 인구 10만명당 신규 환자 발생 수가 60.4명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단연 1위다. 매년 평균 신규 환자 수가 3만명이 넘고 이 중 2200명이 사망(2015년 기준)한다.

결핵은 흔히 후진국병으로 불린다. 열악한 주거 및 시설환경과 영양 부족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 무대에서 의료 및 주거환경 면에서 선진국 대접을 받기 위해서라도 결핵 퇴치는 하루가 시급한 과제다.

보건당국은 이러한 결핵왕국의 오명을 씻기 위해 수년 전부터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집단시설 종사자에 대한 잠복결핵 감염조사에서부터 매년 고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결핵역학조사도 실시 중이다. 의료기관과 어린이집, 사회복지시설등 집단시설 종사자 37만8000명 가운데 현재 33.8%인 12만7800명에 대해 잠복결핵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잠복결핵 감염자 수는 21.4%(2만7340명)에 달한다고 했다.

이러한 당국의 노력으로 결핵 감염자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수 년째 결핵왕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보건당국의 안일한 자세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의료시설 어린이집 등 집단시설 종사자 채용시 결핵 감염 여부를 조사하지 않는 것이 한 예(例)다. 현재 의료시설의 경우 간호사들은 매년 X-레이 검사와 결핵피부반응검사를 받도록 돼있으나 이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또 간호사 신규 채용시에도 결핵검사가 의무화돼 있지 않아 간호사들은 취업 후 1년이 다 되도록 검사를 받지 않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이번 모네여성병원에서 근무했던 간호사도 취업 후 7개월이 지나도록 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보건당국의 결핵 예방대책이 이처럼 허술해서야 어떻게 당국을 믿을 수 있겠는가. 당국이 짜임새 있는 결핵 예방대책을 마련해 더욱 속도를 내 추진해주기를 바란다. 보건당국의 더 짜임새 있는 대책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