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의 건강보험 보장성 TF 팀장인 전혜숙 의원과 기동민 의원을 방문해 ‘문재인 케어’의 성공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문재인 케어에 관한 당ㆍ청 간 첫 회동인 셈이다. 따라서 이번 회동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도 높았다.

문재인 케어는 ‘돈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문 대통령의 복지 공약 중 핵심이다. 이미 발표됐듯 미용ㆍ성형을 제외하고 모든 의료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해 환자 본인부담률을 10%로 낮춰 전체적으로 건보 보장성을 70%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돈이 없어도 누구나 거의 공짜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데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이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느냐에 있다. 이것이 문재인 케어가 순항할 수 있을지 의료계가 걱정하는 이유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에 앞으로 5년 간 소요될 비용을 일단 31조원으로 잡고 있다. 조달 방법은 그동안 쌓아둔 건강보험 누적액 가운데 10조원을 끌어오고 나머지 21조원은 국고 부담으로 한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치매국가관리제 시행으로 매년 72만명의 치매환자에 들어갈 예산만도 무려 13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보건복지연구원은 문 대통령 집권 4년차인 2020년에 건보재정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도 2023년이면 적자일 것으로 내다봤다. 문재인 케어에 의한 무료의료 시대를 시작하면 5년 후엔 진료예산을 조달할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다.

둘째는 건보 보장성 강화를 위해 환자 자신이 진료비를 부담하는 비급여 항목을 건보재정 부담으로 돌려 급여화할 경우 그 부담을 의료계가 떠안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의료계의 걱정이다. 만성적인 저수가 진료가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다. 의료의 질도 지금보다 현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셋째는 비급여 항목인 신약ㆍ신의료기기에 보험 수가가 적용되면 국가적 미래 먹거리 산업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원래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의 가격은 수요·공급의 원리 아래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급여로 전환하면 정부가 수가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과 같은 저수가의 늪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로봇수술과 같은 신의료기기와 신약의 가격이 보험 수가에 묶임으로써 시장 진입이 어렵게 된다. 기업의 개발 의욕도 살아날 리가 없다. 4차산업의 중심에 있는 이들 분야의 연구ㆍ개발이 위축되고 세계의 새로운 산업혁명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개업의 중심의 의사협회는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병원가 중심의 병원협회는 아무런 반응을 내지 않고 정부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일부 병원장들만이 개별적 반대 견해를 내고 있을 뿐이다. 이제 복지부는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이러한 의료계의 우려에 대답을 해야 한다. 의료계의 도움없이는 문재인 케어는 이륙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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