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류영진 식약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생리대 안전성 논란과 관련해 이낙연 국무총리의 질문을 받고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또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다수의 인터넷매체 보도에 따르면 류 처장은 지난 27일 열린 국정현안조정회의에서 생리대 안전성과 관련해 “생리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10종의 인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간단하게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가 “10종을 제외한 VOCs는 어떠냐” “VOCs가 아닌 화학물질은 어떻게 하느냐” “역학조사는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을 이었다. 류 처장은 이에 “역학조사는 관계 기관이 협조해서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변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러한 류 처장의 답변에 이 총리는 생리대 사태가 지난 8월에 생겼는데 두 달 동안 협조가 안된다는 말인가. 국민들이 두 달 동안 불안해 하지 않았나. 여성들이 당장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호통을 쳤다고 했다.

이 총리는 지난 8월17일 현안조정회의에서도 류 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이런 질문은 국민이 할 수도 있고 브리핑에서 (기자들로부터) 나올 수도 있는데 제대로 답변 못하면 브리핑하지 말라”고 핀잔을 줬다. 류 처장은 그후 국회에서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해 여ㆍ야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류 처장은 자신이 과거 그가 역임했던 부산시 약사회장등 일개 단체의 대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국가대사를 논의하는 국무위원이다. 또 행정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알 필요가 있다.

단체 대표일 때는 업무 처리에 얼렁뚱땅 적당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가행정은 그래서는 안된다. 모든 행정업무가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행정이 국민의 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치면 이는 곧 정권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행정기관이 국민을 우습게 알거나 만만하게 봐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식품과 의약품에 관한 행정은 국민의 건강생활에 가장 민감한 분야다. 류 처장은 이에 관한 행정을 총 지휘하는 기관의 수장이다. 이 총리 앞에서만 면피할 요량으로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그 뒤에는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총리는 지난달 14일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한 국회 답변에서 “류 처장이 자유인으로 살아온 기간이 매우 길었구나라고 생각한다. 사회 통념상 적정 시점까지 업무를 최대한 빨리 장악해주기를 기다리겠다고 했는데 조금은 더 기다려보겠다”고 말했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의 류 처장에 관한 평가는 “전문성과 행정경험 부족” “공부를 더하고 (국회에) 나오라”고 할만큼 가혹했다.

류 처장이 이러한 평가를 받으면 그의 지시를 받아 일을 하는 식약처 직원들까지 일할 맛이 날 리 없다. 이 총리가 기다리겠다고 하는 시한이 언제까지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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