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먹물 뿌린 듯 흐리면 당뇨망막병증 의심해야
[건강칼럼]먹물 뿌린 듯 흐리면 당뇨망막병증 의심해야
  • 강경복
  • 승인 2017.12.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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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복 원장
강경복 원장

[메디소비자뉴스=강경복] 내원 환자가 용기(?)를 내어 “그런데 저는 여기도 불편하고 이런 증상도 있어요”라고 말했을 때 놓칠 뻔했던 다른 질환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부끄럽기도 하고 등골이 오싹하기도 하다. 이렇듯 책에서도 배우지만 환자에게서 배우는 것도 많다.  

시력 저하와 실명의 흔한 원인이 당뇨망막병증이다. 눈 속 망막에 당뇨합병증이 왔을 때 이를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한다. 망막은 신경으로 이뤄진 얇은 막으로 눈 안쪽 벽에 붙어있으며 카메라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망막은 단위 부피당 산소 소모량이 뇌보다 많아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미세혈관이 몸 어디보다 많다.  
 
당뇨병은 병의 특성이 우리 몸의 작은 혈관들을 먼저 망가뜨리므로 당뇨병이 오래되면 누구나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5년 이하인 경우 약 20%, 15년 이상이면 75% 정도로 당뇨망막병증 유병률이 증가합니다. 당뇨로 콩팥이나 신경에 이상이 오거나 발에 궤양이 있는 환자는 눈에 당뇨망막병증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두 혈액순환 장애로 오기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망막 혈관이 약해지고 막혀서 출혈, 부종, 신생혈관, 눈 속 출혈(유리체 출혈, 망막 앞 출혈), 망막박리가 생기면 이를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합니다. 녹내장,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이며 성인에서 가장 흔한 실명 원인이다.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환자가 느끼는 자각 증상이 전혀 없으며, 증상을 자각하면 이미 진행돼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치료를 받더라도 정상 시력으로 회복하기 힘들어 무엇보다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정상 황반 OCT〈왼쪽〉와 황반부종 OCT
정상 황반 OCT〈왼쪽〉와 황반부종 OCT

당뇨망막병증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은 꼭 안과 망막검사가 필요하며,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정도에 따라 1~2개월, 3개월, 6개월에 한 번은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별히 사춘기나 임신 기간에 당뇨망막병증이 잘 생기며 진행도 빠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당뇨망막병증을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망막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혈당 조절이 잘되며 아무 이상 없이 잘 보이는데 안과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지 되묻는 경우가 자주 있다.

당뇨망막병증이 있는지 내과 정기검진으로는 절대 알 수 없으므로 안과 정기검진이 꼭 필요하다. 게다가 혈당 조절이 잘 되더라도 오래 당뇨병을 앓으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당뇨병을 최근에 진단받은 환자들 가운데 당뇨망막병증이 이미 와있거나 진행된 경우를 자주 본다.

이는 그 전부터 당뇨병을 오래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얼굴이 창백하고 푸석푸석 부어있는 젊은 환자는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이 너무 빨라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들은 혈압도 높고 신장병 등 여러 다른 합병증들이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왼쪽부터 정상 망막, 비증식 당뇨망막병증, 증식 당뇨망막병증
왼쪽부터 정상 망막, 비증식 당뇨망막병증, 증식 당뇨망막병증

초기부터 혈당 조절이 잘 안되거나 고혈압 치료가 잘 안됐을 때는 콩팥(신장)도 나빠지고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위험도 증가한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므로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사람은 꼭 담배를 끊는 것이 좋다. 흡연은 앞서 다뤘던 녹내장이나 황반변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니 눈 질환이 있을 때는 꼭 담배를 끊는 것이 좋다.  
 
당뇨망막병증은 비증식당뇨망막병증과 증식 당뇨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비증식 당뇨망막병증이 있으면 망막출혈, 망막혈관 이상, 망막부종 등이 나타난다. 여기서 더 진행하면 증식 당뇨망막병증이 된다. 증식 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되면 신생혈관이나 섬유혈관막이 생기며, 이를 치료하지 않으면 유리체 출혈이 생기고 망막이 끌어당겨지거나 구멍이 나서 망막박리가 생기기도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시작되면 혈관이 약해져 혈관 속 물질이 새어나와 망막이 붓고 두꺼워져 부종이 쉽게 생긴다. 특히 황반(망막 중심부)에 부종이 생기면 황반부종이라 한다. 이는 비증식, 증식 당뇨망막병증 모두에서 생길 수 있으며, 시력 저하의 주원인이며 치료가 쉽지 않다.    

황반 부종
황반부종

신생혈관이 터져서 출혈이 생기면 이는 곧 유리체 출혈이 된다. 출혈량이 적으면 검은 점이나 검은 실이 날아다니는 것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출혈량이 많으면 먹물을 뿌려놓은 것처럼 눈앞이 안 보이게 된다.   
 

유리체 출혈
유리체 출혈

황반을 침범하는 망막박리가 생기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력이 떨어진다. 수술을 해서 망막을 빨리 제자리에 붙여야 하며 망막이 오래 떨어져 있을수록 시력 회복이 힘들다.
 
당뇨망막병증의 치료에는 레이저 치료와 수술 치료가 있으며 최근에는 눈 속에 스테로이드나 항체 주사를 직접 놓기도 한다.
 
레이저 치료는 황반부종을 줄이거나 신생혈관과 섬유혈관증식막을 줄이기 위해 시행한다. 레이저 치료는 치료에 따른 합병증의 가능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시행해야 한다. 수술 치료는 유리체 출혈이 저절로 흡수되지 않고 오래 지속되거나 망막박리로 시력이 떨어진 경우에 시행한다. 눈 속에 주입하는 주사는 황반부종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신생혈관의 증식을 줄여 신생혈관녹내장과 유리체 출혈 등을 방지할 수 있다.

레이저 치료
레이저 치료

비타민과 미네랄, 아미노산이 들어 있는 영양제를 복용할 경우, 혈당 조절에 중요한 조직의 인슐린 반응성을 높이고 인슐린 분비조절을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항산화제를 복용할 경우 당뇨망막병증을 포함하는 여러 당뇨합병증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영양제와 항산화제 복용의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게다가 언제나 그렇듯 효과가 있을 정도로 약을 먹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과다 섭취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나서울안과 원장ㆍ안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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