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오지혜 기자] 신경과 의사들이 요즘같은 추운 겨울철 많이 발생하는 뇌졸중 진료에 수가 등 제대로 받지 못해 기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최근 발간한 ‘국내 뇌졸중 진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단일질환으론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뇌졸중 진료와 관련해 이들 의료진이 정부 지원과 보상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경과 의사들이 뇌졸중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뇌졸중 환자는 60분 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이다.

다학제 진료는 신경과 의사를 비롯해 신경외과 의사, 응급의학과 의사, 신경중재영상의학과 의사, 간호사, CT(컴퓨터단층촬영) 기사, 혈관촬영실 기사, 진단검사의학 기사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의료진은 쉴새없는 응급 요청에 환자를 치료하고 있지만, 수가 0원에다 지나친 평가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선별적 지원 등 4중고에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뇌졸중 적정성평가(진료비 가감지급)도 의료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심사평가원이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뇌졸중 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라 평가 점수가 낮으면 진료비를 삭감할 수 있어 의료진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뇌졸중 진료 지침에 따르면 발병 후 첫 치료(응급약물 투여)까지 3시간(180분) 안에 이뤄져야 하며, 병원 도착 뒤엔 진찰, CT 및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진단, 치료 시작의 과정이 1시간 내에 끝나야 하기 때문에 환자는 최소한 증상 발생 후 2시간(120분) 안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표 참조>

세브란스병원 허지회 신경과 교수(뇌졸중센터장)는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요즘처럼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뉘는데, 단일질환으론 국내 사망 원인 1위”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뇌졸중 진료 환경은 열악한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의료진은 뇌졸중 환자를 1분 빨리 치료하려고 다학제로 팀을 구성해 모두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고 있지만, 수가는 0원에다 지나친 평가 스트레스 등으로 지쳐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뇌졸중 치료를 잘하고 싶다는 의료진의 의지와 활동이 꺾이지 않도록 최소한의 지원(수가 등)과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지표 변화 〈자료 : 대한뇌졸중학회〉
뇌졸중 지표 변화 〈자료 : 대한뇌졸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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