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오지혜 기자] 스키 시즌이 한창인 요즘, 20대 대학생 김모씨는 방학을 맞아 지인들과 스키장을 찾았다. 차가운 바람을 가로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두드러기에 따른 가려움증 때문에 심각한 고통이 찾아왔다. 음식을 잘못 먹었나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는데, 뜻밖에도 원인은 차가운 기온이었다.

계속되는 강추위와 건조한 날씨로 피부가 가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이 건조한 계절 탓에 생기는 피부건조증이다. 피부건조증과 함께 겨울철 주의해야 하는 피부질환 중 한랭두드러기도 주의해야 한다. 차가운 바람이나 물 등에 노출되면 생기는 두드러기로, 대부분 일시적 증상을 보이지만 심각할 경우 두통, 저혈압, 실신, 천명, 숨참, 구역,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를 통해 겨울철 피부건조증과 한랭두드러기의 예방 및 치료방법을 알아본다.

▲차가운 공기, 물 등에 노출되면 생기는 ‘한랭두드러기’

한랭두드러기는 찬 공기, 차가운 물이나 얼음 등에 노출됐을 때 피부에 두드러기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확히는 추위에 노출됐다가 다시 몸이 더워질 때 증상이 발생한다. 대부분 일시적 두드러기로 나타나지만, 일부에서는 피부에 국한하지 않고 전신적으로 두통, 저혈압, 실신, 천명, 숨참, 구역,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겨울철 찬물 입수처럼 전신이 노출되는 경우에는 저혈압, 어지러움,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피부 묘기증이나 콜린성 두드러기 위험인자

한랭두드러기는 전체 만성 두드러기 중 1~3% 정도를 차지한다. 대부분 18~25세의 젊은 성인에서 나타나며, 피부 묘기증(피부를 긁거나 누르면, 가렵고 붉게 변하면서 부어오르는 현상)이나 콜린성 두드러기가 있는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피부 묘기증이 있으면, 일부 추위에 노출됐을 때 증상이 훨씬 심하게 나타나는 한랭 의존성 피부 묘기증을 보일 수 있다.

▲갑작스러운 겨울 입수, 저혈압과 실신 위험 높여

한랭두드러기를 줄이려면 원인이 되는 찬 기운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대부분 단순 피부 증상만 있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는 호흡기나 장 점막도 피부처럼 부으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복통이 생기거나 심한 저혈압으로 쇼크에 빠질 수 있다. 때문에 한랭두드러기 환자가 갑자기 찬 물에 뛰어들거나 찬 물을 뒤집어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런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환자는 에피네프린 키트같은 응급처치를 위한 약제를 항상 지니고 있어야 한다.

▲대부분 알러지 약제인 항히스타민제로 조절

한랭 두드러기의 치료는 대부분 항히스타민제로 조절한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 유전적인 경우나 다른 증상이 동반된 때엔 항히스타민제의 종류를 조절하거나, 다른 약과 병합치료 또는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두드러기 증상이 심하거나 병변이 한 번 발생하면 오래 지속되는 경우라든지, 혈관부종이 심한 경우에는 부신피질호르몬제나 에피네프린으로 치료해야 한다.

▲겨울철 가장 흔한 피부질환 ‘피부건조증’

피부건조증이란 피부의 수분과 지질(기름막)이 감소하면서 피부에 하얀 인설이나 각질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피부의 아미노산 함량이 떨어지기도 한다. 표피의 각화유리질(keratohyalin) 유래의 천연보습성분(natural moisturizing factor)의 감소도 중요한 인자 중 하나다. 조금 더 진행하면 피부가 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지고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피부염이 되는데 이를 건성습진이라고 하고 이들 모두가 크게 피부건조증이라 부른다.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겨울에 흔히 발생한다. 노년층에 나타나며, 표피수분장벽이 손상돼 있고 표피통과수분손실(TEWL)이 증가돼 있다. 겨울철, 또는 건조한 계절에 뜨거운 물에서 세정력이 강한 비누로 자주 목욕하는 중년 이상의 사람에게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표피장벽의 회복 능력은 55세가 지나면 떨어지고, 이는 표피 pH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견디기 힘든 가려움증, 긁으면 이차 세균 감염도 문제

증상은 팔다리, 특히 정강이 부위에 미세한 비늘을 동반한 홍반성 반으로 시작되며 상태가 더 진행되면 오래된 도자기가 갈라지는 듯한 균열같은 병변이 생긴다. 건성습진은 특히 정강이, 팔의 폄부위, 옆구리와 손등에 잘 발생하며 습도가 낮은 환절기나 겨울에 잘 발생한다. 

처음에는 환자들은 피부가 당기고 조이는 느낌이나 가려움증을 주로 호소한다. 이로 인해 피부를 긁으면 가려움은 더욱 악화되고, 과도하게 긁다보면 피부에 상처를 내 이차 세균 감염도 일어날 수가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 각질층이 갈라지는 균열 현상이 나타나 매우 따갑고 아프다. 방치하면 피부의 홍반이 심해지면서 붓고 진물이 나는 습진으로 진행한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 과도한 난방으로 발생

겨울에는 춥고 건조해 피부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실내는 난방으로 고온 건조하게 된다. 피부를 통해 빠져나가는 수분량이 많아져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며, 건성습진으로 진행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의 지질 성분 중 보습과 연관된 인자들의 양이 감소하며 이 때문에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최근에는 주거 환경의 변화로 과도한 난방, 잦은 목욕 등 여러 가지 원인에 따라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염증 없다면 보습제로, 염증 있으면 약물치료 필요

치료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시키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에 적절한 보습을 하고 고온 건조한 환경을 개선해 건조한 피부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환자가 처해있는 환경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 난방으로 건조한 경우 가습을 하는 것이 좋으며 실내온도는 변화가 크지 않게 유지한다. 목욕 시간과 횟수를 줄이며 순한 비누와 약산성 합성세정제를 사용하고, 뜨거운 물의 사용을 피한다.

유박린 교수는 "보습제의 잦은 도포만으로도 건조한 피부를 개선할 수 있다"며 "목욕기름(bath oil)과 오트밀팩(oatmealpack)이 도움이 된다. 목욕 후 즉시 연화제나 유제를 바르지만, 피부가 갈라지고 소양감이 동반됐다면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는 항히스타민제의 복용과 함께 피부병변부위에 보습제와 아주 약한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도포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유박린 교수
유박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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