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김영우 기자] 한국콜마가 대어 CJ헬스케어를 낚은 것은 윤동한(71ㆍ사진) 회장과 윤상현 대표이사 父子의 승부사적인 합작품이란 업계의 시각이다.

윤 회장은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과 OEM(주문자상표부착) 시장을 개척하고 국내 업체 1위로 키운 인물이다.

윤 회장은 CJ헬스케어를 인수함으로써 제약 인생 45년에 화룡점정을 찍었다는 평이다. 화장품 ODM과 제약사업을 했지만, 어딘가 성에 차지 않았던 차에 CJ헬스케어 인수로 일거에 ‘제약계 주류‘로 혜성같이 떠오른 것이다.

윤 회장은 제약계의 사관학교라는 대웅제약이 배출한 걸출한 3인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화장품 ODM업체 코스맥스그룹의 이경수 회장,국내 의약품 최대 유통업체 지오영의 이희구 회장과 함께 월급쟁이 출신의 대웅제약 출신 ‘오너 3인방’이다.

특히 한국콜마의 최대 라이벌인 코스맥스 이경수(72) 회장은 윤 회장보다 2년 늦은 1992년 대웅제약을 퇴사해 화장품 수탁업체를 설립했다.

업계에선 두 사람의 인생 및 사업 행보를 자주 비교하곤 한다.

지방대를 나온 윤 회장과 달리 이 회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스펙과 사업에서 앞섰으나,윤 회장이 CJ헬스케어 인수로 제약 경쟁에서 추종을 불허하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윤 회장은 1980년대 대웅제약 성장을 이끌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골수 제약맨이다.

지난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지방대 출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40대에 부사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방대 출신으로는 재직 당시 유일하게 간부사원 시험에 합격하는 등 승부사 기질이 번뜩였다고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은 말했다.

대웅제약 재직 당시 주로 기획 파트에서 근무한 윤 회장은 일 욕심이 많아 승진도 빨랐다.

대웅제약 창업자인 윤영환 회장과 이름이 비슷해 안팎선 '로열패밀리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한다.

윤 부사장은 16년간 근무했던 대웅제약을 떠나 화장품 수탁업체인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현재 니혼콜마 지분 13.16%)를 설립해 이 분야 최고 기업으로 키웠다.

당시 한국에서 수탁업이란 개념조차 생소할 때 잘 나가던 회사를 뛰쳐나와 한국콜마를 세웠다.

한국콜마 설립 당시 대웅제약 인재들이 윤 회장과 함께 했으며,회사 성장의 주역이 됐다.

현재 한국콜마 중국 총괄 최현규 사장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현재 한국콜마 핵심 임원들 서너명이 대웅제약 출신들이다.

윤 회장은 한국콜마가 어느 정도 자리잡자 본업이던 제약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2012년 제약업체인 비알엔사이언스를 인수해 콜마파마로 이름을 바꿨다.

화장품 수탁업이 중국의 한류바람을 타고 승승장구하다가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체제)의 역풍으로 어려워지자 경기를 덜 타는 제약업에 대한 갈구가 더 커졌고,이번에 CJ헬스케어를 인수함으로써 드디어 그 꿈을 이뤘다는 것이 안팎의 얘기다.

윤 회장의 에피소드 한 토막.현재 서울 서초동의 한국콜마 사옥<사진>은 과거 윤 회장이 근무했던 대웅제약의 옛 사옥이다.

윤 회장이 자신이 젊은 시절 몸담았던 대웅제약의 사옥을 사서 이사올 때 감회가 남달랐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사옥이 자신이 세운 한국콜마의 사옥이 되자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는 후문이다.

국내 화장품 ODM 최고 업체로 키운 윤 회장이 CJ헬스케어를 품에 안고 대웅제약 이후 28년 만에 제약 무대에 뛰어들어 국내 제약계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업계가 촉각을 바짝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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