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방석현 기자] 국내 제약ㆍ바이오 협회들 간 회원사들이 중복 가입해 정체성이 모호해져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협회에 따르면 2월 기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회원사는 196개, 바이오협회는 251개, 바이오의약품협회는 103개로 조사됐다. <아래 표 참조>

하지만 제약바이오협회는 바이오협회와 30개, 바이오협회는 바이오의약품협회와 26개, 바이오의약품협회는 제약바이오협회와 16개 회원사가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 단체 모두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의 국내외 업무 역량 강화를 주요 회무로 내세우고 있는만큼 회원사들의 중복 가입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각 협회의 특성을 살린 업무 분장과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한국제약협회는 지난해 3월 이사회를 통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협회는 회원사 중 4분의 1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란 명칭을 넣어 협회명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변경했다.

이 문제는 지난 2016년 8월쯤부터 논의돼 왔으나 바이오협회의 반발에 부닥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한국생명공학연구조합과 바이오벤처협회가 통합해 출범한 바이오협회가 바이오 기업들의 대표성을 갖고 있어 회무 중복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협회의 명칭 변경 건을 승인했다.

바이오협회 측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명칭 변경에 대한 본 협회의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협회는 지난해부터 바이오오픈프라자 등을 개최하며 바이오의약품 정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바이오의약품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바이오의약품협회의 주요 회무와 중복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협회 부이사장인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강수형 동아에스티 부회장,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등은 바이오협회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영주 종근당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등은 바이오협회 이사사(社)로 돼있다.

세 단체 모두에 가입됐다고 밝힌 회사의 한 관계자는 “자사가 세 단체 모두에 회원 가입돼 있지만 협회별 어떤 회무와 특성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 헷갈릴 정도”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계를 대표하던 제약협회가 바이오 분야도 다루다 보니 정체성이 모호해진 게 사실”이라며 “제약ㆍ 바이오 협회들이 업무를 분장해 역할을 재정립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제약ㆍ바이오 협회별 회원사 현황 〈자료 : 각 협회 집계〉
제약ㆍ바이오 협회별 회원사 현황 〈자료 : 각 협회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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