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근로시간을 주(週)당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7월부터 시행이 확정됨에 따라 제약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제약사마다 직원들은 혹시 월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고 회사 측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원 보충으로 인건비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회사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생산직 직원들은 “이번 근로시간 단축 조치로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일이 많을 때는 하루 12시간 맞교대로 근무하는 회사가 많은 것이 제약업계의 사정이다.

그런데 하루 12시간씩 5일동안 일하면 주당 근무시간은 60시간에 이른다. 만일 이를 52시간으로 줄이면 주당 8시간에 해당하는 수입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한 달 기준으로 32시간분의 임금이 줄어 생활에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회사 입장에선 성장을 위해선 매출 확대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생산량과 업무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인원 보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자연히 간접비용등 인건비 증가는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각 제약사들은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에어컨 공장처럼 성수기와 비수기가 확실한 업종에서 실시하는 탄력근무제가 검토되고 있다. 이와함께 3조2교대제 방식의 근무제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제약사들이 자동화설비 증설방안을 추진해 추가인력 고용을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어떤 방법이든 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러한 계획은 제약사들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다른 제조업의 평균 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이 원인이다.

이미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근로시간 단축이 예고된 지난해부터 원자재 입고부터 완제품 출하 및 물류 과정에 이르기까지 완전자동화시설에 착수했다. 제약산업은 국민건강과 생명에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규제가 많아 인건비 부담 증가와 함께 한꺼번에 해결할 방법은 설비자동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들 제약사들의 생각이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한 4차산업혁명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신신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휴젤 등도 생산설비에 인공지능(AI)기능을 부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화이자, 노바티스, GSK 등도 해외공장에 이어 국내공장에서 첨단자동화설비를 추진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만일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수입이 줄어든다면 이는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회사측의 희생만을 요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생산성 향상이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다고 해도 근로자들이 합당한 생산성을 이뤄낸다면 이러한 어려움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노사협력은 이에 맞춰져야 한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