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오지혜 기자] 2~3기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서 수술 후 항암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ㆍ노성훈 교수팀은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전남대화순병원, 영남대병원 등과 진행성 위암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수술 후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000~2010년까지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2858명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위암을 면역형(Immune subtypeㆍIM), 줄기세포형(Stem-like subtypeㆍST), 상피형(Epithelial subtypeㆍEP)으로 분류했다.

유전자 발현 패턴 특성에 따른 종양형 분류 기준은 수술 예후와 항암제 효과 여부가 연관돼 있다.

면역형은 수술 후 예후가 좋은 반면 항암제가 반응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항암제 효과 면에선 면역형이 항암제로 치료해도 수술만 시행한 것과 비교해 예후가 더 좋아지지 않았고, 상피형은 수술만 받았을 때보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 예후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피형은 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종양형인 것이다.

줄기세포형은 다른 종양형에 비해 예후가 가장 나쁜데, 줄기세포형 중 상피형의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하는 경우 예후가 불량하지만 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분류에 따른 결과를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노보믹스와 공동으로 각각의 종양형과 항암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분석 기반 진단기술을 개발, 클래식 임상 환자 629명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검사가 이뤄진 625명 중 79명(약 13%)이 면역형으로 분류됐으며, 줄기세포형과 상피형형은 각각 265명(42%), 281명(45%)로 조사됐다.

면역형의 경우 5년 생존율은 83.2%로 집계됐다.

면역형 환자를 다시 수술만 받은 환자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으로 분류해 항암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은 약 80.8%였으며, 수술만 받은 환자의 경우 약 85.8%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래프 참조>

위암 환자의 생존율 및 수술 후 생존 기간 유전자 분석 〈자료 : 연세암병원〉
위암 환자의 생존율 및 수술 후 생존 기간 유전자 분석 〈자료 : 연세암병원〉

노성훈 교수는 “수술 후 예후가 좋고,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은 굳이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진행성 위암 환자의 약 15~20%는 현행 표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호 교수는 “그동안 정밀의료가 적용되기 힘들었던 위암 부문에서 대규모 임상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항암제 유효성 예측으로 위암에 대한 정밀의료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의학저널인 '란셋 온콜로지'에 실렸다. 

정재호〈왼쪽〉ㆍ노성훈 교수
정재호〈왼쪽〉ㆍ노성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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