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지난 주말인 23일 서울 청파로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실시된 제40대 의사협회(의협)장 선거에서 최대집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의협회장 선거는 몇가지 면에서 의료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우선 최 후보의 이력때문이다. 최 후보는 목포고와 서울의대를 졸업했다.

그는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및 석방을 위한 태극기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보수우파의 편에 서있었다. 그는 이들 집회에서 해방 후 좌우 이념 대결의 혼란 속에서 결성된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의협회장 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었다.

6명이 출마한 의협회장 선거 결과 최 후보는 총투표 수 2만1538표 중 29.7%인 6392표를 얻어 당선됐다. 4416표(20.5%)를 획득해 2위를 한 김숙희 후보를 여유있게 9.2%포인트 앞서는 득표율이었다. 인터넷의 SNS상에서는 물론 여권 정당에서도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케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강경투쟁”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현재의 건강보험 보장률 63.5%를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3800여개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협과 최 회장의 강력한 반대로 ‘문재인 케어’의 순항은 벌써부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문 케어’ 수행에 5년동안 모두 30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러한 재원 조달을 위해 지난 정권에서 모아두었던 흑자적립금 21조원 가운데 일부를 헐어쓰고 나머지는 건보료를 매년 3.2%씩 인상해 충당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검사비의 급여화 비용만 적어도 20조원이 든다고 주장하고 ‘문 케어 실현에만 최소 50조원 이상 100조원이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그는 곧 연구작업을 통해 이를 입증해 보이겠다고 했다.

의협이 ‘문 케어’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이를 시행할 경우 비급여 항목이 대거 늘어나고 이에 따라 진료비가 저렴해지면 의료수요가 급증해 건보재정이 악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악화된 건보재정을 메우기 위해 진료수가를 억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민간의료기관과 의사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운영난도 불을 보듯 뻔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언한 최 대표가 의사사회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의료계의 반응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에도 ‘문 케어’ 시행 저지를 위해 서울 대한문 앞에서 1만여명의 의사가 참여(의협 주장 및 경찰 추산 7000여명)하는 대규모 집회를 주도했었다. 최 회장의 당선은 이러한 투쟁 주도력이 의사사회의 동조를 이끌어 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쉽지는 않겠지만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뿐 아니라 정치권도 나서서 의협과 진지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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